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모비스는 양동근의 대반격을 기대한다.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 2연패. 모비스로선 홈 2연전을 모두 내줬다는 충격적인 결과만큼 간판스타 양동근이 묶인 것도 뼈 아팠다. 양동근은 1차전서 12점 5어시스트, 2차전서 8점 6어시스트에 그쳤다.
오리온은 이번 시리즈서 양동근의 손발을 묶기로 작정했다. 매치업상 골밑 더블팀+로테이션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골밑에서 포워드들이 더블 팀 혹은 트랩 없이 아이라 클라크, 커스버트 빅터, 함지훈을 1대1로 막는 대신, 양동근 수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다.
오리온으로선 그럴 수 있다. 정규시즌 맞대결을 돌아보면 절체절명의 승부처서 양동근의 점퍼가 승부를 가른 적이 많았다. 모비스 특성상 양동근의 결정적인 득점이 나올 때 공수응집력이 더 높아지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양동근이 스크린을 받은 뒤 순간적으로 공간이 생길 때 재빨리 솟구쳐올라 던지는 점퍼는 아주 위력적이다. 상대가 스위치 혹은 헷지로 견제를 하기도 전에 슛 혹은 패스로 마무리한다. 오리온은 그 한방의 치명적 데미지를 잘 알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양동근에게 승부처에서 많은 점수를 주면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양동근도 사람이다
추 감독은 이번 4강 플레이오프서 1차적으로 한호빈에게 양동근을 맡긴다. 이후 최진수 혹은 김동욱이 스위치를 통해 본격적으로 양동근을 압박한다. 이들은 장신포워드들이면서 빠르다. 양동근으로선 자신보다 큰 수비수가 지속적으로 견제하는 게 부담스럽다. 또한, 오리온은 1~2차전서 양동근 마크맨이 양동근을 사이드라인으로 유도하면, 또 다른 수비수가 트랩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양동근이 좋아하는 자유투 라인 부근으로의 접근을 최대한 막아냈다.
그럼에도 양동근은 1~2차전 합계 11개의 어시스트를 했다. 그만큼 볼 컨트롤 능력이 빼어나고 냉정하게 경기를 운영한다. 하지만, 조 잭슨 혹은 애런 헤인즈와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를 막는 데 주력하는 모비스와는 달리 양동근을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게 오리온의 목적. 기존의 스위치 맨투맨, 더블 팀으로 다른 선수들의 득점을 충분히 봉쇄할 수 있다는 게 추 감독 계산이다. 결국 양동근에게 2경기 합계 20점을 내준 건 오리온 수비가 성공했다는 증거다. 철인과도 같은 양동근도 사람이다. 오리온의 엄청난 압박에 결국 무너졌다. 반대로 조 잭슨은 양동근 수비 부담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사실상 공격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반격 가능할까
오리온은 1~2차전 수비전술을 3차전 이후에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양동근에 대한 대처법도 당연히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현 시점에서 모비스로서도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양동근의 롤은 양동근만 할 수 있다. 양동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모비스의 현실이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 양동근 스스로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
양동근은 정규시즌 직후 갈비뼈 통증으로 잠시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후 몸 상태를 회복, 4강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 아무래도 100% 컨디션이라고 보긴 어렵다. 사실 양동근은 시즌 중반에도 갈비뼈 통증으로 한동안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극복했다. 빼어난 실력과는 별개로 양동근의 팀 마인드와 정신력은 농구관계자들이 매우 높게 평가한다. 이번에도 양동근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야 위기의 모비스를 살릴 수 있다.
또 하나. 유재학 감독은 시즌 막판 득점력이 뚝 떨어지자 전면강압수비로 수비 움직임을 강화, 자연스럽게 공격에서도 선수들의 몸이 풀리도록 유도했다. 결국 국내선수들의 득점력이 크게 살아나며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12일 3차전서도 그런 반전이 가능할까. 이 역시 양동근이 키를 쥐고 있다.
[양동근. 사진 = 울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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