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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 첫 선을 보이자마자, 평론가는 작정이라도 한 듯 물어 뜯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신랄한 혹평을 쏟아부었다. 개봉하기도 전에 망한 듯이 쏘아댔다. 심지어 관객이 잭 스나이더 감독을 거부할 것이라고 악평을 퍼부었다.
그렇다면 평론가의 비평은 흥행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이 영화는 개봉 첫 주 북미에서 1억 7,010만 달러로 역대 3월 최고 데뷔 스코어를 작성했다. 역대 북미 흥행 랭킹 6위의 기록이다. 전 세계적으로 4억 2,400만 달러를 쓸어 담았다. 이는 역대 4위에 해당한다. 당초 예상했던 3억 5,000만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기록이다. 평론가의 비평은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했다.
버라이어티는 27일(현지시간) “‘배트맨 대 슈퍼맨’이 승리를 거뒀다”며 “평론가는 과연 영향력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워너브러더스 배금담당 부사장 제프 골드스타인은 “평론가의 비평과 팬들이 영화를 즐기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 “관객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단지 영화를 보며 오후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과 잡지가 몰락한 지금 현 시대에 주요 평론가의 비평은 ‘스포트라이트’ ‘브루클린’ 같은 작은 영화에 영향을 끼치지만, 많은 예산이 들어간 스펙터클한 영화에서 큰 힘을 못 쓴다.
이 영화의 성공은 배트맨과 슈퍼맨의 브랜드 파워가 통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두 캐릭터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전부터 미국 대중문화에 단단히 뿌리 내렸다. 1978년 이후에 두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15개의 메이저 영화가 개봉했다. 언론이 뭐라고 생각하든간에, 대중은 스크린에서 배트맨과 슈퍼맨을 동시에 본다는 기대감에 가득찼다.
박스오피스 분석가 폴 데르가라베디앙(Paul Dergarabedian)은 “평론가의 리뷰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면서 “배트 슈트와 슈퍼맨의 망토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평론가는 ‘나의 그리스식 웨딩2’도 죽이지 못했다. 로튼토마토에서 24%의 신선도에 불과했지만, 개봉 첫주 북미에서 1,810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
개봉 첫 주의 흥행 성적을 감안하면, ‘배트맨 대 슈퍼맨’은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스코어를 기록할 전망이다.
워너브러더스는 평론가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DC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확장에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잭 스나이더 감독, 크리스 테리오 각본의 ‘저스티스 리그’는 4월 11일 첫 촬영을 앞두고 있다. 흥행 반열에는 올랐지만, 예술적 리듬을 재측정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그들은 영화팬과 평론가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신선한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실제 제작자인 데보라 스나이더는 “‘저스티스 리그’가 ‘배트맨 대 슈퍼맨’ 보다 가벼워질 것”이라고 말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긱(geek·특정 분야에 몰두한 사람, 괴짜) 문화’가 지배적이 되면서 영화평론가의 영향력은 갈수록 분산되고 관련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버라이어티는 지적했다.
박스오피스 전문가 제프 복은 “슈퍼히어로 영화는 방탄이다”라면서 “새로운 ‘어벤져스’ 영화는 2억 달러의 오프닝 기록을 세울 것이다. 관객은 슈퍼히어로 영화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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