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그 경험도 자산이 될 것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애제자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에 제대로 도전도 하기 전에 시련에 시달리는 걸 잘 알고 있다. 최근 김현수는 자신의 거취를 놓고 볼티모어 구단과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김현수 죽이기, 볼티모어의 선택은
볼티모어는 '김현수 죽이기'에 나섰다. 고작 44타수만을 소화한 한국인 타자에게 마이너리그행을 종용하고 있다. 물론 김현수(8안타, 타율 0.182)가 부진한 건 맞다. 하지만, 댄 듀켓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 볼티모어 언론들은 약속이나 한 듯 김현수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일단 마이너리그서 미국야구에 적응을 하면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거 윤석민 케이스와 고만고만한 외야수 요원이 넘치는 마이너리그 현실을 감안하면 김현수로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결국 김현수는 계약서대로 마이너리그 거부권 행사로 맞섰다. 볼티모어는 1~2일 내에 선택해야 한다. 700만달러를 모두 부담하면서 방출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빅리그 25인 엔트리에 포함한 뒤 방치하는 것이다.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전력 외로 분류한지 오래다. 700만달러를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시즌이 개막된 이후라도 한국과 일본 구단에 보내 이적료를 챙기려고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칭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김경문 감독은 1일 KIA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나오는 칭찬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라고 했다. 모든 야구관계자가 지적하는 부분이다. 실제 한 관계자는 "미국인 특유의 립 서비스가 많고, 확실한 빅리거들에겐 스프링캠프에서 굳이 칭찬을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주전으로 뛸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 벅 쇼월터 감독과 볼티모어 역시 김현수가 시범경기 초반 부진하자 격려성 코멘트를 쏟아냈다. 하지만, 돌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쇼월터 감독의 말들이 평소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이렇게 됐다"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김현수가 더 큰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 경험도 자산이 될 것이다
김 감독은 "지금의 그 경험(볼티모어의 마이너행 압박)도 나중에는 자신의 자산이 될 것이다"라고 김현수를 격려했다. 이어 "지금 현수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지나간다. 현수는 잘 이겨낼 것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신고선수(육성선수) 출신 김현수를 발굴, 국내 최정상급 교타자로 키워낸 지도자다. 그는 김현수가 과거 음지에서 고생했던 걸 이겨내면서 국내 최고타자로 성장했던 스토리를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은 "현수가 예전에도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스스로 이겨내며 성장했다. 이번에도 현수가 이겨내면서 남들에겐 없는 자신만의 또 다른 노하우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감독은 직접적으로 김현수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식의 말을 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품을 떠난지 오래된 선수다. 제 3자 입장의 김 감독이 왈가왈부한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김 감독은 국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 누구보다 애제자 김현수의 시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위), 김현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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