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시간을 뛰어넘어, 꿈에서라도 지키고픈 사랑.'
'시간이탈자'라는 제목만 듣고도,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시그널'을 단번에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최근들어 움직이는 시간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뤄왔다. 영화 '시간이탈자'는 1983년 남자와 2015년 남자, 두 사람이 서로의 꿈을 통해 여자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짧은 줄거리만 듣고 보면,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시그널'과 맥락이 비슷하다. 과거의 남자가 강력계 형사라는 것도, 사건을 수사해나가는 과정 또한 비슷하다. 하지만 '시그널'이 여러 사건을 수사해가며 인물간 얼키고설킨 과정을 보여준다면, '시간이탈자'는 우직하게 '내 여자'를 구하기 위해 두 남자가 목숨을 걸고 싸워간다.
'시그널'이 1980년대와 2015년의 두 남자가 무전기를 통해 각자의 사건을 해결해가는 방식이라면, 이는 '감성추적 스릴러'라는 장르답게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시간을 뛰어넘어 무전기가 아닌 꿈을 통해 서로 오가는 이야기로, 각자 구체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간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시그널'의 완성도에, 시간을 오가는 소재를 바라보는 대중의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졌다. '시간이탈자'는 '시그널'을 좋아했던 시청자들이라면 충분히 좋아할 만한 내용과 그 속에서 곽재용 감독 특유의 지고지순한 아날로그적 멜로 또한 볼 수 있어 따뜻함과 스릴러적 긴장감이 공존한다.
곽재용 감독은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에 이어 이번 '시간이탈자'를 가리켜 제3의 데뷔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그동안 곽 감독이 보여준 착한 로맨스에 스릴러를 가미해 '감성추적 스릴러'를 표방한 '시간이탈자'는, 곽재용 감독도 이런 영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있게 보여준 작품이다.
오프닝부터 1983년 지환(조정석)과 2015년 건우(이진욱)의 모습을 빠른 장면 전환으로 크로스 오버해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높인다. 또 1983년의 윤정과 2015년 소은을 소화한 임수정의 1인2역 연기도 꽤 눈길을 끄는 관전포인트다. 하지만 점차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각자 캐릭터들의 사연과 강반장(정진영)의 의뭉스러운 행동에 대한 이유, 시간에 대한 교훈을 주려는 장면 등이 인물의 길고 긴 대화로 설명되는 부분은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 관객들에게 꼬인 실타래를 친절하게 말로 설명해주려는 부분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장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든다.
최근 4월 한국영화 비수기에 조정석, 임수정, 이진욱의 '시간이탈자'가 단비같은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3일 개봉.
[영화 '시간이탈자' 포스터-스틸.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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