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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어지럽고 요란했던 ‘클로버필드’는 잊어도 좋다. 영화의 DNA만 가져와 전혀 새롭게 만든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납치극과 재난극 사이에서 쫄깃한 긴장감을 탄력있게 변주하다가 섬뜩한 반전으로 잊히지 않는 라스트 신을 만들어낸다.
1. 지하벙커
미셸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지하실에서 깨어난다. 옷은 벗겨졌고, 다리는 쇠사슬에 묶였다. 정체 불명의 하워드(존 굿맨)는 밖에 있는 사람은 모두 죽었으며, 여기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말한다. 하워드를 절대적으로 따르는 남자 에밋(존 갤러거 주니어)은 미셸과 이야기를 나누다 충격적 진실을 알게 된다. 단 3명의 배우로 끌어 올리는 팽팽한 긴장감이 극 초반부터 몰아친다.
2. 해군
하워드는 자신이 14년 동안 해군에서 복무한 군인 출신이라고 강조한다. 적들의 침입을 대비해 오랫동안 지하벙커를 구축했다는 것. 미셸을 살려준 것은 어떠한 목적도 없는 순수한 행동이었을까. 전직 해군 캐릭터는 미스터리한 인물로는 최적의 설정이다.
3. 패션 디자이너
미셸의 직업도 흥미롭다. 그는 전직 해군의 감금에 맞서 탈출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모두 쏟아붓는다. 어떻게 보면, 미셸 캐릭터는 ‘여자 맥가이버’에 가깝다. 주변의 잡다한 물건을 이용해 위기를 넘는다. 전직 해군 VS 패션 디자이너의 한판 승부!
4. 사진
미셸이 하워드를 의심하게 되는 첫 번째 계기는 사진이다. 우연치않게 책에서 발견한 한 여인의 사진은 미셸를 공포로 몰아 넣는다.
5. 귀걸이
사진 속 여인이 착용했던 귀걸이는 결정적 단서.
6. 퍼즐
미셸과 에밀은 지하벙커에서 퍼즐게임을 즐긴다. 이 영화는 퍼즐처럼 치밀하게 구성돼 있다. 모든 단서가 맞물려 마지막 반전을 끌어낸다.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에밀이 퍼즐 게임을 하다가 한 조각을 잃어버려 완성하지 못하는 장면을 넣었다. 잃어버린 퍼즐 조각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7. 라디오
라디오는 외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과연 지상은 재난에 휩싸여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하워드가 미셸을 감금하기 위해 일부러 고장낸 것인지 끝까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8. 욕조 커튼
욕조 커튼을 숨기려는 자와 찾아내는 자의 대결이 극 중반부의 긴장감을 책임진다.
9. 성냥과 라이터
불은 매케한 연기를 발생시켜 혼란을 유발할 수도 있고, 폭탄을 터뜨리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긴박한 순간에 등장하는 성냥과 라이터의 쓸모 있는 활용법도 흥미롭다.
10. 자동차
지하벙커 밖에는 두 대의 자동차가 서 있다. 지상의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면, 자동차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미셸은 탈출에 성공해 자동차를 탈 수 있을까.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스릴러로 시작해 미스터리로 흐르다 SF와 호러로 외연을 확장한다. 영리하고 섬뜩하게 축조된 독창적 세계. 웰컴 투 클로버필드 10번지.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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