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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박건우가 주전 좌익수 입지를 다졌다.
박건우는 15일 잠실 삼성전 직전까지 10경기서 타율 0.185 1타점 3득점에 그쳤다. 김태형 감독은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박건우는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일찌감치 올 시즌 주전 좌익수로 꼽혔다. 김 감독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적인 타격이 돋보이고 빠른 발을 지닌 박건우를 치켜세웠다. 실제 박건우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정수빈이 다치자 주전으로 뛰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 감독이 올 시즌 박건우를 주전 좌익수로 점 찍은 건 지난해 한국시리즈 당시의 공헌도 높은 플레이가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박건우의 긴장감을 높였다. 개막과 동시에 정진호와 번갈아 기용했던 것. 일단 박건우의 타격감 자체가 썩 좋지 않다고 봤다. 실제 개막 이후 볼을 정확히 골라내지 못하고 유인구에 범타로 물러나거나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진호가 지난주 1군에서 말소됐지만, 박건우는 안심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올 시즌 좌익수로 변신한 김재환이 경쟁자로 올라왔기 때문. 실제 김재환은 13~14일 대전 한화전서 잇따라 주전으로 출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단순히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박건우와 정진호 혹은 김재환을 번갈아 내세웠던 건 아니다. 상대 데이터, 당일 타격 컨디션 등을 면밀히 살피고 신중하게 선발라인업을 작성해왔다. 실제 김 감독은 경기 전 배팅케이지 뒤에서 타자들의 연습타격을 세심하게 체크하는 편이다. 구장 환경도 고려해왔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아무래도 잠실보다는 크기가 작아 좌익수 수비에 적응해야 하는 김재환에게 부담이 덜 됐다. 외야가 넓은 잠실은 수비력이 좋은 박건우가 나서는 게 어울린다는 평가.
김 감독은 "건우가 다른 선수와 번갈아 내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라는 걸 알면서도 밀어붙였다. 이겨내길 바라는 눈치였다. 그런 점에서 15일 잠실 삼성전은 의미 있었다. 시즌 첫 3안타 게임을 펼쳤다. 타점도 2개를 기록했다. 7번타자로서 만점활약을 펼쳤다. 1회 1사 만루 상황서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4회에는 좌선상 2루타에 이어 득점까지 올렸다. 5회에도 좌전안타를 터트렸다.
단 1경기로 박건우의 타격감이 올라왔는지, 시즌 초반의 좋지 않은 흐름에서 벗어났는지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반전의 계기를 잡은 경기인 건 분명해 보인다. 박건우로선 주전 좌익수로서 입지를 다진 경기였다.
[박건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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