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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걸그룹 카라의 박규리가 '배우'로 돌아왔다. 꼬박 10년을 걸그룹으로 활동했던 그는 사실 아역배우 출신으로, 오랜만에 연기자로서 사람들 앞에 섰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영화 '두 개의 연애'(감독 조성규)에서, 그는 재일교포 미나 역을 맡았다.
약 2년 전에 촬영을 마쳤던 작품이었다. 당시 카라로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을 때여서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박규리는 언론 배급시사회 때를 회상하며 "카라로 활동을 해서 무대에 설 때보다 더 떨려서 청심환을 먹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전 별로 긴장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 카라 활동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멤버들 없이 혼자 카메라 앞에 서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도쿄돔에서 와이어를 타고 공연을 했을 때 이후에 처음으로 먹은 청심환이었어요. 어떤 정신이었는지 모르겠어요."
영화 속에서 그가 맡은 미나 역은, 영화감독 인성(김재욱)의 전 여자친구이자 일본에서 한국으로 취재를 온 재일교포다. 헤어졌던 남자친구와 그의 새로운 여자친구를 대하는 미묘한 심리가 잘 그려있는 작품이다.
"처음에 영화를 봤을 때는 제 부분이 하나하나 거슬렸어요. 만족스럽지 않다고 할까요. 그런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시 보니까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많이 좋아해주셔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그제야 볼 수 있었어요. 일본어 억양은 카라 활동 때보다 더 네이티브로 하려고 노력했어요. 카라 때는 한국인이 하는 귀여운 일본어 정도였지만, 영화 속에서는 재일교포 역이니까 완벽에 가깝게 해야했어요. 촬영을 할 때는 한국어를 쓸까봐 친구들도 일부러 안만나고 선생님과 일본어 공부를 했어요."
박규리에게 실제로 영화 '두 개의 연애'에서처럼, 삼자대면을 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은지 묻자 골똘히 생각에 잠기더니 "일단 만났던 사람에 대해서는 정리를 잘 하는 편"이라며, 시원하게 답했다. 카라 안에서는 스스로를 가리켜 '여신'이라 말할 정도로 다소 뻔뻔하고 독특한 캐릭터지만, 인간 박규리는 진지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고 채워나가고 있었다.
"로맨스나 추리, 스릴러 등 다 좋아해요. 할 수만 있다면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은데 '장영실'에서도 사극을 했지만 갑자기 액션을 던져주셔서 힘든데 재미있더라고요.(웃음) 제게 뭐가 어울리는지를 찾고 싶어요. 지금은 뭘 해도 제가 거의 해보지 않은 것들이라, 여러 가지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박규리는 '두 개의 연애' 조성규 감독과 또 한 번 인연을 맺었다. '두 개의 연애' 촬영을 마치고 고양이를 중심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 '어떻게 헤어질까'의 여주인공 또한 박규리로 발탁해 촬영을 진행했다. 이 또한 올해 개봉될 예정이다.
"감독님께서 또 저를 캐스팅해주실지 몰랐는데, 어떤 면을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해요. 제게 '여신'이라는 이미지가 생각보다 깊게 박혀있는 것 같아요. 그게 그렇게 길게, 깊게 있을 줄 몰랐는데 댓글에서도 여전히 많이 보이더라고요. 누가 옆에서 '카라 여신'이라고 말하면 그러지 말라고 해요. 부끄럽잖아요.(웃음) 배우로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박규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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