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데뷔 13년 만에 뮤지컬 도전이다. 믿고 보는 연기력 외에 뛰어난 노래 및 춤 실력이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배우 온주완은 데뷔 13년 만에 어렵게 뮤지컬 도전을 결심했다.
온주완의 어려운 결심은 뮤지컬 ‘뉴시즈’(Newsies)라 가능했다. ‘뉴시즈’의 긍정적인 힘을 본 온주완은 그간 망설여 왔던 뮤지컬에 도전하고자 마음먹었다. 자신의 도전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 좋은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에 집중했다.
뮤지컬 ‘뉴시즈’는 세기 전환기의 뉴욕 시를 배경으로, 길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10대 '뉴시즈' 소년들의 열성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중 온주완이 연기하는 신문팔이 소년 잭 캘리는 뉴욕이란 큰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불평등하고 겉으로 화려하기만 한 사회에 신물을 느끼고 작은 도시 산타페에서의 평등하고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인물. 조세프 퓰리처의 부당한 신문값 인상에 맞서 정의롭고 지혜롭게 싸워 ‘뉴시즈’를 승리로 이끈다.
최근 공연을 시작한 온주완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첫 도전임에도 실력을 바탕으로 무대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평. 그러나 온주완은 “단점을 보완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온주완은 “좋은 글들도 많이 남겨주시지만 ‘온주완은 이게 좀 걸렸어’라고 하는 부분들에 포커싱 되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에 촉각이 세워져 있다”며 “무대에 맞춰 나를 변형시켜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 특히 노래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게 제 임무다”고 밝혔다.
“드라마 ‘마을’ 끝나고 ‘뉴시즈’ 대본을 보게 됐는데 굉장히 희망차고 에너지 넘쳐서 느낌이 좋았어요. 긍정적인 힘이 세고 주는 에너지도 강하다 보니 밝게 임할 수 있었죠. 사실 무대 공포증이 좀 있어서 심장도 뛰고 그러는데 한 번 이겨내고, 보여주고 싶기도 했어요. 영화, 드라마와 달리 뮤지컬은 관객과 실제로 에너지를 주고 받잖아요. 내가 에너지를 줄 수 있고, 내 에너지를 받아갈 수 있죠. 공연을 해보니까 힘들긴 한데 정말 행복해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무대에 올랐지만 무대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라는 것은 온주완도 알고 있다. 특히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던 배우가 뮤지컬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에 마냥 좋은 시선만 있지는 않다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온주완은 더 이를 악 물었다.
“다른 분야의 배우나 가수가 뮤지컬 판에 오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팬들이 있을 거라는 건 저도 인정해요. ‘쟤는 뭐 적당히 하다 갈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도 했죠. 근데 제 성격엔 그게 안돼요. 적당히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두 달 동안 매니저도 없이 혼자 왔다 갔다 하면서 공부도 하고, 동료들에게 부족한 것들은 물어보고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 했어요. ‘드라마, 영화 하는 배우가 뮤지컬 하러 와서 적당히 하고 간다’는 생각을 심어주기가 너무 싫었어요. 사실 뮤지컬에 도전했다가 피 보고 간 사람 많을 거예요. 전 그렇게 되긴 싫었어요. 극장 오는게 스트레스고 두려워지긴 싫더라고요.”
온주완은 온전히 동료들을 믿었다. ‘오케이. 난 친구들이 거기 있어. 거기 가면 날 반겨주고 함께 밥을 먹어주고 나랑 같이 눈을 맞춰 주고 노래를 해주고 어깨를 짚어주는 친구가 있어. 그런 친구들이 거긴 많아’라고 생각하며 연습실로 향했다. 단 한 번도 얼굴 구기지 않았고, ‘오예! 친구 만나러 간다’라고 생각하며 연습 기간 두 달이 빠르게 지나갔다.
“사실 저랑 같은 역을 맡은 서경수, 이재균보다 제가 더 티켓파워가 없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저는 제가 한 번도 스타라 생각해본적이 없거든요. ‘나 스타니까 내 공연 보고 싶으면 봐’, ‘너넨 나랑 같이 공연 하는거야’ 이런 생각을 하고 접근했다면 정말 큰 오산이었을 거예요. 제 베이스가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이 보셨을 때 드라마나 영화로 익숙한 온주완이 아닌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온주완을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들이 ‘거봐, 온주완 못하잖아’, ‘그냥 그렇네’라고 말하게 될까봐 너무 싫었어요. 솔직히 배우 인생에서 ‘연기 못하네’라는 얘기는 들어본적이 없거든요. 근데 ‘뮤지컬은 아니네’라는 말을 듣는 건 너무 싫었죠. 안 하느니만 못 하잖아요. 그래서 더 노력했어요.”
온주완은 뮤지컬에 도전하며 데뷔 13년 만에 잠을 못잤다. “프리뷰를 앞두고 13년 만에 잠을 못잤다. ‘내일 어떡하지? 아 미치겠네. 왜 이렇게 잠이 안 오지?’ 했다”며 “그게 13년 전 영화 ‘발레교습소’ 촬영 전날의 느꼈던 떨림이다. 그 때도 뜬 눈으로 촬영장에 갔다”고 말했다.
“한숨도 못자고 프리뷰 공연을 했어요. 그 전에 리허설까지 해서 하루에 2회 공연을 한 셈인데 그게 또 되더라고요? 13년 만에 다시 떨림을 느껴서 제 나름대로 소름 돋기도 했어요. 프리뷰 끝나고 집에 들어갔는데 20분을 멍하게 있다가 씻었어요. 한숨도 못 잤으니 잘 자겠지 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1막 1장부터 이미지 모니터링이 시작됐죠. ‘이 부분에서 이렇게, 저 부분에서 이런 실수, 이 부분은 잘 한 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되새기니 새벽 세시 반이 됐고 저도 모르게 잠 들었어요. 근데 첫 공연 전 날도 잠이 안 오더라고요.”
무대를 쉽게 보지 않았고, 진심을 다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기에 온주완의 부담은 더 컸다. 그는 “부담이 엄청 된다”며 “연습 때는 꿈도 엄청 많이 꿨다. 다 공연에 관련된 꿈이었고, 어떤 날은 꿈도 안 꿨는데 자다가 깨서는 무슨 방언처럼 대사를 했다. 얼마나 심리적 부담이 컸으면 자다가도 대사가 나왔을까.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했다. 어마어마 하더라”고 고백했다.
“관객 분들은 티켓을 사서 오시는 거잖아요. 영화나 드라마는 제가 실수 하면 ‘한 테이크 더 가요’ 할 수 있지만 뮤지컬은 그게 아니에요. 무조건 불도저처럼 몰고 가야 되죠. 더듬었다고 해서 ‘이 신은 아니야’ 할 수 없어요. 뮤지컬은 수정이 안 돼요. 또 관객분들은 정말 예리하시기 때문에 실수를 해서도 안 되죠. 노래도 그래서 더 노력하려고 해요. 처음엔 너무 어려웠는데 노래 안에서 감정을 온전히 쏟아 부어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썼어요.”
이토록 심리적 압박을 느끼면서도 뮤지컬 ‘뉴시즈’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정말 거짓말 아니고 ‘뉴시즈’라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시간 동안 온주완이 이끌어가는 뮤지컬이라고 했으면 이번에 ‘NO’를 했을 거예요. 근데 ‘뉴시즈’는 믿을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잭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인물들은 물론 뉴스보이들과 함께 하는 신에서 그들을 믿고 가는 게 커요. 진짜 그런 부분들 때문에 선택한 거예요. 그들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날 믿어주는 사람들이요. 그런 사람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당신들의 삶 힘들지. 그런 당신들한테 우린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줄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희에게 에너지를 받고 문득 ‘그 공연 진짜 내게 에너지를 줬어’라고 생각할 수 있게요. 사회적인 것, 정치적인 것 다 떠나서 인간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함께 호흡하는 사람들 중 특히 함께 잭 캘리 역을 맡은 서경수, 이재균은 큰 힘이 된다. 온주완은 “셋이서 조언이나 응원이나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이야기 한다”고 털어놨다.
“서로 좋은건 나눠 가지고 나쁜 건 빼주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서로의 연기를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던 적도 있고요. 너무 사랑하는 동생들이에요. (서)경수, (이)재균이, 저 이렇게 있으면 경수는 우직해 보이고 덩치도 제일 커서 덩치로만 봐도 리더예요. 그렇기 때문에 듬직함이 있죠. 재균이는 저희 셋 중에 제일 어린데 그래서 더 날 것 같고 통통 튀고 젊음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 자체 평가를 못하니까..(웃음)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경수는 듬직하고 재균이는 발랄하고 온주완은 따뜻한 잭이래요. 색깔이 그렇게 다 다르고 다양해요.”
그렇다면 뮤지컬배우로서 온주완이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내가 뭐를 보여드리겠습니다’는 얘기는 드리고 싶지 않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뉴시즈’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을 믿고 보신다면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개인이 아닌 전체를 생각했다.
“‘뉴시즈’ 동료들이 너무 좋고 그들의 에너지가 정말 좋아요. 그래서 ‘저를 믿고 봐주세요’라는 말은 안 드릴게요. 저를 믿고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뭘 믿어’ 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분명 ‘뉴시즈’를 보시게 되면 실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공연장에서 나갈 때 분명 힘차게 내일을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드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전 ‘뉴시즈’에 대한 애정이 어마어마해요. 충분히 즐겼고, 충분히 행복하고, 충분히 그들을 사랑해요.”
[온주완.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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