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S 2TV의 문제적 예능프로그램, 그러나 새로운 시도였던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가 막을 내렸다.
'나를 돌아봐'가 29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일어난 가수 조영남과 배우 김수미의 마찰부터, 배우 최민수의 PD 폭행 사건, 마지막 개그맨 장동민의 하차까지 방송 내내 사고, 말썽과 함께 한 '나를 돌아봐'였지만 프로그램이 남긴 유산과 웃음은 결코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린 방송인 송해, 그리고 선후배에서 예능콤비로 거듭난 개그맨 이경규, 박명수의 재발견이었다.
▲ 'MC구순' 송해의 도전
출연자의 연령대가 하루하루 어려지는 예능계에서 '나를 돌아봐'의 고정출연자 '90세' 송해는 의심의 여지없이 최고령 출연자였다. 하지만 열정은 결코 젊은 출연자들 못지않았다. '나를 돌아봐'를 통해 송해는 'MC구순'이라는 이름과 함께 힙합 스타일의 의상에 도전했고, 해병대 캠프에 참여하기도 했다. 감동도 있었다. 송해는 늘 파트너인 조우종 아나운서를 친동생, 친아들, 친손자처럼 대했다. 또 송해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는 63년 만의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마지막 방송에서는 송해를 위해 깜짝 구순잔치를 준비한 조우종 아나운서의 이야기가 그려졌고, 송해는 "우리가 요즘 깜짝 쇼를 많이 하지만 오늘은 정말 놀랐다. 이렇게 여러분과 평생을 보내왔다는 게 보람이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90세의 할아버지가 젊은이들과 함께 예능에 출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었다. 그 사실을 송해가 증명했다.
▲ 방송가가 주목할 '욱콤비' 이경규·박명수의 탄생
'나를 돌아봐'를 통해 박명수는 개그맨 유재석 외에 또 한 명의 콤비를 만났다. 어렵기만 했던 선배 이경규였다.
예능가 소문난 '프로버럭꾼' 이경규와 박명수의 만남이 만들어낼 웃음은 사실 보증된 것이었다. '나를 돌아봐'에서 후배 박명수의 매니저 역할을 맡은 이경규는 투덜거리면서도 '악덕 고용주' 박명수의 지시를 충실하게 수행했다. 하지만 마냥 기가 죽어있진 않았다. 적절한 순간에 이경규는 "내가 내일모레 육십이야"라며 반격하는 모습을 보였고, 눈빛만 봐도 의도를 알아채는 두 사람의 호흡은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냈다. 박명수는 마지막 회까지도 "이경규 형은 이제 어떻게 할 거냐? 나는 MBC '무한도전'이라도 있지. 형은 무슨 프로가 있냐? 개, 말, 꽃과 함께 하는 이경규로 남게 됐다"고 코믹한 디스를 날렸고, 이경규는 "'유종의 미'란 건 없다. 그저 유종 밖에 없다"며 재치 있는 버럭개그를 남겼다.
박명수는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요즘은 이경규와 방송을 하는 게 너무 좋다. 너무 재밌어서 미칠 정도다"며 호흡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송이 끝나도 어디선가는 꼭 다시 보고 싶은 케미, 그것이 바로 이경규와 박명수 콤비였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