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야구만 잘 하면 얼마나 좋아.”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지난 19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항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 상태를 점검했다. 조용히 한 곳을 응시하던 류 감독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류 감독은 “야구만 잘 하면 얼마나 좋아”라고 말하며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한 선수를 바라봤다. 주인공은 올 시즌 대체선발로 아직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정인욱.
다음날 선발등판이 예정되어 있던 정인욱은 이날 몸 컨디션을 점검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특유의 천진난만한 미소는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웃는 정인욱을 보며 류 감독은 “참,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니까(웃음). 이제 잘 던져줘야지. 야구만 잘 하면 금상첨화야. 금상첨화”라며 애증 어린 눈빛을 보냈다. 류 감독과 취재진의 대화를 들었는지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정인욱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정인욱은 “이제 점점 (몸 상태가) 올라오고 있습니다”라며 류 감독 앞을 지나갔다. 류 감독은 피식 웃으며 “말로만이야 말로만. 직접 좀 보여줘라”라고 답했다.
올 시즌 정인욱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8.84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 장원삼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선발 카드로 선발진에 합류했다. 이후 차우찬, 콜린 벨레스터까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아직까지 선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 4번의 선발 등판 중 앞선 3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분명 대체선발 카드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한 모습. 그러나 지난 14일, 정인욱은 롯데전 5이닝 4실점(3자책)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만족스런 투구 내용은 아니었지만 선발로 5이닝을 소화했다는 점과 승을 챙겼다는 것에 분명 의미가 있다.
이전 경기 승운을 받아 정인욱은 20일부터 시작되는 마산 주말 3연전의 시작을 책임진다. 상대는 최근 연패 사슬을 끊어낸 리그 2위 NC 다이노스.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을 구축한 막강한 상대다.
정인욱의 NC전 등판경험은 단 한 경기. 지난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세이브를 올렸다. 류 감독의 애증 어린 한 마디를 들은 정인욱이 대체 선발로 확실한 믿음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인욱.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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