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초구가 스트라이크인줄 알았어요"
KIA 신인 외야수 이진영(19)은 지난 1일 잠실 LG전에 선발 출전했다. 신인이라 많이 떨렸던 탓일까. 이진영은 3회초 타석에서 2스트라이크째를 당하고 갑자기 덕아웃으로 몸을 옮겼다. 삼진인줄 알고 착각을 한 것이었다. 천하의 '스티브 기태'마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의도치 않게 귀여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낸 이진영은 "초구가 스트라이크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실수만 한 것이 아니었다. 수비에서는 결정적인 호수비로 헥터를 웃음 짓게 했다. 7회말 1아웃에서 오지환의 큰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낸 이진영은 헥터의 모자를 벗게 만들었다.
이진영은 지금도 1군에 처음 올라온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1군에 올라간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얼떨떨했다. 열심히 해서 올라왔으니 잘 해야 겠다는 생각 뿐이다"는 이진영은 프로에 데뷔한 순간의 기분을 묻자 "1군이 처음인데 기분이 좋았고 흥분되고 떨리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1군 등록도 놀라운데 선발 출전은 더욱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진영은 지난달 31일 잠실 LG전에서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포진했다.
"박흥식 코치님이 선발로 나간다는 말씀을 하셔서 농담 삼아 이야기하신줄 알았다. 전광판에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긴장되기 시작했다"는 이진영은 "첫 타석에서는 너무 떨려서 투수 밖에 보이지 않았다"라면서 "지나고 나니 내 이름이 불려지니까 신기하기도 했다.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아직까지는 자신의 '1군 적응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욕심이 많아서 급하게 하다보니 실수도 많았다"는 이진영은 "타석에서 어이 없는 공에 스윙을 하거나 칠 수 있는 공을 놓치기도 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기왕 1군에 올라온 만큼 최선의 플레이로 임할 각오다. 이진영은 "경기에 나가면 열심히 뛰어 다니겠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를 하겠다. 감독님이 나에게 안타나 홈런을 바라는 게 아닐 것이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역시 이진영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빠른 발이다. 스스로도 "달리기는 슬럼프가 없다고 하는데 그게 제일 자신 있다"고 말한다. 이제 막 프로 선수로 발걸음을 뗀 이진영이 KIA 외야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진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