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그들이 없어도 두산은 강했다.
두산은 3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악재가 겹쳤다. 에이스 투수와 에이스 포수의 황금 배터리와 토종 4번타자를 한꺼번에 잃었다. 이날 선발 등판 예정이던 더스틴 니퍼트는 등에 담 증세를 호소, 갑작스럽게 교체됐다. 양의지는 3일 창원 NC전 2루 슬라이딩 도중 왼 발목이 꺾여 1군에서 말소됐다. 오재일은 고질적인 옆구리 결림 증세로 결장했다.
두산으로선 고비였다. NC와의 주중 3연전을 1승2패 루징시리즈로 마친 상황. 더구나 2일 경기서 정재훈이 1점 리드를 지키지 못해 시즌 첫 블론세이브까지 범했다. 자칫 좋지 않은 흐름이 SK 3연전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객관적 전력이 약화되면서 두산이 나쁜 흐름을 탈 가능성은 농후했다.
그러나 이들이 없어도 두산은 강했다. 일단 대체 선발투수 고원준이 예상 밖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31일 노경은과의 맞트레이드 이후 이날 처음으로 1군에 등록, 선발 등판했다. 본래 5일 선발 등판하려고 했다. 31일 선발투수 장원준이 124개의 공을 던져 나흘 휴식 후 5일만의 선발 등판이 부담스러웠기 때문. 그러나 니퍼트의 등판 불발로 급히 호출. 5이닝 1실점의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백업포수 박세혁은 당분간 선발 출전할 듯하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을 주전으로 쓰고, 최용제를 백업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박세혁은 공격형 포수다. 상대적으로 양의지보다 투수리드는 떨어진다. 다만 패스트볼 최고구속이 142km에 불과한 투수에게 슬라이더와 투심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요구, 완급조절을 유도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박세혁은 타석에선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재일이 빠진 4번타순은 김재환이 꿰찼다. 3회 만루 상황서 달아나는 1타점 우중간 적시타 한 방을 날려 4번타자 역할을 해냈다. 오재일은 당장 4일 경기서 정상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두산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김재환이 4번 지명타자. 닉 에반스가 5번 1루수로 등장하고 박건우와 정수빈이 동시에 외야수로 뛰면 공수 밸런스 측면에선 오히려 이상적이다. 이날 두산은 9안타로 4득점했다. 전반적으로 화끈한 타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도 오재일 공백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상, 하위타선을 가리지 않고 상황에 맞는 배팅에 능하고 찬스에 강한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
1경기는 문제 없었다. 만약 세 사람의 공백이 장기화된다면. 두산으로선 그게 고민이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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