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한예리가 다시 특별한 인물이 돼 관객 앞에 섰다.
또래보다 지능 발달 속도가 느린, 막장 붕괴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소녀, 산 속에서 보지 말아야 할 일을 목격한 양순이 돼 한예리만이 선보일 수 있는 연기력을 폭발시킨다. 한예리가 아닌 다른 배우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 그동안 쉽지 않았던 역할들을 연기해왔던 한예리는 또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 보인다.
“‘예리는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출연 제의를) 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제가 맡은 여성 캐릭터들이 그 안에서 강하게 살아남아요. 그런 에너지를 줘야하기 때문에 저에게 주시는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 버린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린 영화다. 안성기가 기성 역을 맡았고 한예리와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조진웅과 권율이 각각 동근과 명근 1인 2역, 맹실장 역을 맡았다.
“소속사 오빠들 덕분에 현장에서 편하고 든든했어요. 처음 안면을 익히고 시작해야 하는데 안성기 선배님, 조진웅 오빠와 권율 오빠가 있으니 너무 편하더라고요. 안성기 선배님도 ‘필름 시대 사랑’ 때 뵌 적이 있어 좋았어요. 덕분에 현장이 낯설지 않았죠.”
한예리가 ‘사냥’을 택했던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안성기였다. 안성기가 출연하는 영화라는 점.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이 연기한 양순이었다.
“캐릭터적인 연기를 보여드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양순이를 통해 회개하고 달라지는 부분 그리고 기성을 정화시키는 부분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드라마에 되게 많이 끌렸던 것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 19세 소녀로 등장하는 한예리. 양갈래 머리에 태권도 도복, 교복 치마까지 30대 여배우가 소화하기 쉬운 비주얼은 아니지만 한예리는 그 어려운 걸 해낸다. “배우 얼굴로 봐주시는 게 참 다행인 것 같다”는 한예리는 다양한 나이 대를 연기할 수 있는 얼굴이라 또래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그렇게 옷을 입고 다들 양순이로 대해주니까 현장에서는 어색하다는 생각을 안했어요. 오히려 영화를 보는데 어색하더라고요. ‘어떻게 저렇게 했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신기했죠. (웃음)”
하지만 비주얼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오롯이 양순이가 된 한예리와 이런 그가 선보이는 액션신들. 산을 뛰어다니며, 살을 에는 추위에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홍일점 한예리는 남자 배우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만큼 열과 성을 다해 촬영에 임했다.
“조진웅 선배님이 ‘고생 안 하는 영화가 뭐가 있겠냐’는 그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고생을 안 하는 영화는 없는 것 같아요. 몸이 안 힘들면 마음이 힘들고, 마음이 안 힘들면 머리가 복잡한 영화들이 있죠. 그래도 ‘사냥’은 선배님들께 보살핌을 받으며 찍은 것 같아요. 특히 안성기 선배님과 붙는 신에서 선배님께서 늘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어요.”
한예리는 힘든 촬영장에서 버틸 수 있는 이유로 무용을 꼽았다. 그는 연기과가 아닌 무용과 출신. 무용을 하며 체득한 체력과 깡이 그를 배우로서 더 단단히 해주는 원동력이었다.
“춤을 한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액션을 할 때도, 걸을 때도 말이죠. ‘사냥’을 찍으며 버틸 수 있었던 체력도 무용을 해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어요. 사실 깡으로 버티는 것도 많아요. 건강한 체질로 태어난 것도 아니었고. 다 힘들잖아요. 무용도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에 계속 부딪히는데, 그 경험이 있어 가능했던 게 아닌가 생각해요.”
한예리는 ‘사냥’을 선보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드라마 ‘청춘시대’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영화 ‘필름 시대 사랑’, ‘극적인 하룻밤’, ‘최악의 하루’, ‘사냥’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참여했던 그는 그야말로 열일하는 여배우.
“감사한 것 같아요.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언제 또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니,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배우 한예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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