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제 옷을 입었다. 딱 맞는 옷을 입으니 무대에서 날아다닌다. 뮤지컬배우 우찬은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통해 가장 뮤지컬배우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기, 노래, 춤을 적절하게 버무린 작품을 통해 자신이 꿈꿨던 모습의 뮤지컬배우로 무대에 서고 있다.
뮤지컬 ‘알타보이즈’는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힘겨운 영혼들을 음악으로 구원하기 위해 뭉친 5인조 크리스찬 보이 그룹의 이야기. 열정적인 노래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모든 관객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연으로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하는 화려하고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극중 우찬은 알타보이즈 멤버 중 가장 예의 바른 멤버로 극을 드라마틱하게 이끌어 나가는 라틴소년 후안 역을 맡았다.
우찬은 ‘알타보이즈’ 이야기를 시작하자 “다이어트 공연”이라고 운을 뗐다. 연습 초반 리딩 공연을 병행하느라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탓에 몸무게가 6kg이나 빠지기도 했다고. 그러나 우찬은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쪘던 살이 빠져 좋다”며 웃었다.
“처음엔 체력적인 부분에 부담이 있었고, 심적으로는 해야 할 분량들을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런 부분은 기분 좋은 스트레스예요. 어차피 해야 되는 작업이고 해야 되는 일이니까요. 특히 ‘알타보이즈’는 쇼뮤지컬이라 더 하고싶었어요. 쇼뮤지컬을 해봤던 사람이고 전문적으로 배워본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춤 추고 노래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알타보이즈’를 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았죠. 정말 춤 추고 노래하는 뮤지컬이라 더 끌렸어요. 그래서 ‘알타보이즈’ 오디션에서 더 만반의 준비를 했고, 좋게 봐주셨는지 참여하게 됐습니다.”
우찬은 ‘알타보이즈’의 적절한 균형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 최근 강한 드라마, 음악 위주 등 한 쪽에 치우친 뮤지컬이 많아 갈증을 느꼈던 그이기에 연기, 노래, 춤이 적절하게 균형 잡힌 ‘알타보이즈’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 종교도 천주교이기 때문에 ‘알타보이즈’는 그에게 딱이었다.
“천주교라 더 좋았고, 공감 가는 부분도 어느 정도 있었어요. 알타보이즈처럼 복사단 출신이고,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진 주말마다 성당에 늘 있던 사람이었거든요. 한동안 많이 못 갔지만 또 다시 찾게 되고, 기운을 받아요. 그래서 ‘알타보이즈’에서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죠. 왠지 우리 동네에서 노는 느낌이었어요. 사실 낯설 수도 있는데 ‘알타보이즈’는 공연은 물론이고 연습 때부터 진짜 편했어요.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는 것도 있고요. 종교적인 부분을 이야기 하지만 전혀 거부감이 없고 너무 편해요.”
“천주교라 더 좋았다”고 말하는 우찬이지만 그렇다고 관객들에게 종교를 강요할 마음은 없다. ‘알타보이즈’가 무조건 그런 부분만을 말하는 뮤지컬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전도까진 아니고 이렇게 좋은 공연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하면 할수록 느끼는거지만 종교색이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보면 그냥 저희 사는 얘기에요. 각자 다른 캐릭터들이 만나서 함께 살아가는 거요. 또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게 저희 삶이 돌아가는 방식과 비슷하잖아요. 그런 부분이 좀 더 보여지면 좋겠어요. 사실 종교적인 색이 강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텐데 너무 무겁게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가사에 집중해주세요.”
우찬은 ‘알타보이즈’ 속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며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캐릭터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조금만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는 좋은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니까 정말 마음을 활짝 열고 즐겨 주시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일 수 있는 바람이긴 한데 기왕이면 너그럽게, 기분 좋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결국엔 사는 얘기니까요.”
‘알타보이즈’는 외적인 부분으로 먼저 압도하는 작품.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사운드와 무대바닥을 시작으로 무대 천정, 무대 뒤, 무대 양 옆에 설치된 5면 LED로 화려한 영상들이 시선을 모은다. 이와 함께 아이돌 그룹을 연상시키는 배우들의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아이돌 비주얼에 대해 우찬은 “사실 그렇게 보이는 부분들에 대핸 신경을 안 썼다. 솔직히 나는 그냥 훈남 정도지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키라도 있어서 커버 되는 것일뿐..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다”며 멋쩍어 했다.
이어 ‘알타보이즈’ 배우들 중 외모 순위에 대해 묻자 “외모 순위는 이해준, 전역산 배우가 1위”라며 “나는 배우가 13명인데 5위에서 8위 사이는 되지 않을까 싶다. 보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지 않나. 내게 잘 생겼다고 해주시는 분들에겐 감사하다”고 답했다.
한편 후안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있어선 그의 밝은 모습과는 반대인 마음 속 아픔에 집중했다. “제일 밝고 제일 활기찬 사람들이 나중에 아픔 있었을 때 더 훅 오는 게 있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놀 땐 확실히 놀고, 감초적인 역할을 하면서 칠 땐 치고 빠질 땐 빠지려고 해요. 드라마적인 부분에 있어선 더 차이를 둘 수 있게 하려고 하죠. 연기적으로도 초반부터는 많이 달려주다가 부모님 소식을 접한 뒤에는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려 해요. 세상 누구보다 밝고, 누구보다 열정적이게 하지만 그만큼의 상처가 왔을 때 내면을 더 표현하려고 신경 써요. 후안이라서 더 다가오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후안과 비슷한 점이요? 사실 저도 또라이라서 자유로운 부분이 있어요.(웃음) 실제 저의 모습은 후안처럼 섹시하지는 않은데..(웃음) 열정적인 건 확실해요. 먼저 솔선수범하려고 하고 열심히 하려고 하죠.”
다른 듯 비슷한 후안을 연기하며 우찬은 요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신이 꿈꿨던 뮤지컬, 그 중에서도 자신의 장점인 춤 실력을 내세울 수 있는 작품을 만나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요즘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사실 경제적으로 더 좋아지면 좋겠지만 돈을 많이 못 벌어도 행복한 이유는 그냥 너무 좋아서예요. 어머니가 ‘그렇게 힘들어 하고 그럴거면 왜 해?’라고 물어보시면 ‘그냥 좋아’라고 해요. 무대에 있으면 그냥 좋아요. 과거에 우연치 않게 소속사에 들어가서 연기를 하기도 했고, 잠깐 개그맨 생활도 하고 행사 MC도 보고 했었는데 그 때는 어린 나이에 ‘내가 뭘 해야 하지?’ 싶었어요. 그러다가 ‘내가 뮤지컬을 하고 싶어하던 사람인데 이렇게 있을 수는 없지’라는 생각에 오디션을 봤고 2007년에 뮤지컬을 하게 되면서 그 때부터 뮤지컬배우로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어요.”
우찬은 오로지 무대가 좋아 시작했던 뮤지컬인 만큼 더 파고들려 한다. “지금은 내가 너무 갖고 있는 것으로만 버티지 않았나 싶어서 노래, 연기, 춤 등을 더 공부하려고 한다”고 고백햇다.
“뮤지컬배우가 노래나 춤 중 하나라도 깨면 좀 그렇잖아요. 뮤지컬은 종합 예술이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장르인데 그만큼 더 멋지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어느 자리에 있던 늘 필요한 사람이고 싶어요. 꼭 필요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뮤지컬 ‘알타보이즈’. 공연시간 100분. 8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우찬. 사진 = 아츠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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