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8년 전 긴장과 설렘 속에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했던 뮤지컬배우 이창용은 8년이 흐른 지금 같은 무대에 다시 섰다. 8년간 많은 일이 있었고, 다수의 작품으로 관객을 만났다. 8년의 시간 동안 흘린 그의 땀은 그를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나게 했다.
다수의 뮤지컬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이창용은 최근 연극 무대, 스크린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그의 배우 생활 시작이 된 뮤지컬에서는 2년여간 활동을 하지 않아 관객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이창용은 뮤지컬 컴백작으로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택했다. 8년 전 꿈을 이루게 해준 데뷔작을 8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노련해진 배우가 되어 다시 만났다.
뮤지컬 ‘알타보이즈’는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힘겨운 영혼들을 음악으로 구원하기 위해 뭉친 5인조 크리스찬 보이 그룹의 이야기. 열정적인 노래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모든 관객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연으로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하는 화려하고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극중 이창용은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익살맞은 유머감각과 모든 것을 포용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이방인 에이브라함 역을 맡았다.
이창용은 “공연 올리고 많이 편해졌다. 작품이 육체적으로 힘들다 보니 체력관리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술도 좀 줄이고 운동을 되게 열심히 하고 있다”며 “8년 전에 ‘알타보이즈’를 했었는데 그 때랑 안무가 많이 바뀌었다. 습득 능력이 좀 느린 편이라 어려운 면이 있었지만 이제 조금씩 괜찮아 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사실 연출님이 제안했을 때 당연히 안 한다고 거절했었어요. 그 당시엔 24살이라 21살이었던 주원이 다음으로 나이가 어렸거든요. 그때 나이가 제일 많았던 형이 29살이었는데 제가 지금 서른셋이어서 ‘아, 이거는 좀 아니다’ 했죠. 당시 힘들었던 기억이 너무 크기도 했고요. 그랬는데 사무실에 갔다가 음악을 들으니까 그 때 좋았던 기억이 나서 또 ‘할까?’ 했어요. 그러다 영상을 다시 보니 또 힘든 기억이 나서 ‘아, 아니다’ 하고..(웃음) 그런데 데뷔작이라 의미를 두고 있어서인지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설거면 이 작품으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한 번 잘 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죠.”
8년 전 ‘알타보이즈’에 출연했던 배우 중 이번 ‘알타보이즈’에 출연하는 배우는 이창용이 유일하다. 그는 “옛날에 좋았던 소스들을 더 살리면 좋으니까 한명이라도 8년 전 ‘알타보이즈’에 출연했던 배우가 출연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며 “‘알타보이즈’를 같이 했던 (조)정석이 형도 ‘너에게 좋을 타이밍’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뮤지컬을 좀 쉬다가 ‘복귀작으로 어떤 작품이 좋을까’ 하는 찰나에 정석이 형 말대로 오랜만에 이전에 했던 뮤지컬을 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역시나 무대에 오르니 8년 전과 지금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어느 정도 노하우도 생겼고요. 예전에는 제가 동생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형 입장이 됐고요. 어떤 말이 도움이 됐었나 생각했죠. 싫은 말들도 다 기억 났고요.(웃음) 이번엔 형 입장에서 어떤 좋은 잔소리를 해줘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해요. 저도 그렇고 조금씩 재미만을 찾다 보면 이 작품에 대한 본질을 잊기 쉽거든요. 그 부분은 서로가 꼭 알고 가자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이야기가 조금 더 넓어진 것 같아요. 팀에서 모난 사람이 없어요. 그게 너무 좋아요.”
‘알타보이즈’ 제작진은 8년 전 ‘알타보이즈’에 출연했던 이창용이 출연을 결정하자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이창용 역시 큰형이기 때문에 책임감은 확실히 있다. 분명히 바뀌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8년 전에 비해 더 화려해지고 대중적으로 변했기에 적절한 조율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한편 천주교 신자인 이창용은 ‘알타보이즈’ 속 에이브라함과 자신의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 역시 천주교 신자다. 세례명은 레오”라며 “초등학교 6학년 때 전학을 갔는데 성당 복사단 아이들끼리 너무 잘 놀아서 나도 너무 끼고 싶었다. 근데 4학년 때부터 할 수 있어서 안 되더라”고 밝혔다.
“어느 날 후안 같은 친구가 ‘야, 창용이도 같이 놀자’해서 복사단 친구들과 친해졌어요. 비슷한 부분이 너무 많았죠. 이후 중, 고등학교 때 성당에서 청년부 활동을 했어요. 배우 활동을 하면서는 활동을 활발하게 못 하는데 그래도 항상 가려고 노력해요. 8년 전 ‘알타보이즈’를 하게 되고 에이브라함 역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 작품과 나는 뭐가 있나보다. 운명이다’라는 생각에 좋았어요. 이번에 다시 선택하니 더 좋은 것 같아요.”
이창용은 다소 거부감이 생길 수 있는 종교적 이야기를 하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직접적인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뺐다”며 “종교색이 있긴 하지만 한의 작품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일 중요한 건 우리 마음 안에 있는 부정적인 것들을 생각했을 때 우리가 좀 더 깨끗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한다는 거예요. 공연 중 관객들의 고민을 직접 읽기도 하고요. 직장 얘기가 진짜 많은데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좋아요. 고백의 시간 할 때 제일 재밌기도 하고요. 애드리브도 재미있고요. 요즘 세상이 많이 시끄럽고 정신 없는 세상에 살고 있잖아요. 우리의 마음도 똑같이 불만과 불평과 부정적인 시선이 항상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작품으로 인해서 좀 더 편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다가가서 그런 영혼을 정화시킨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불편함이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뮤지컬 ‘알타보이즈’. 공연시간 100분. 8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이창용. 사진 = 아츠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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