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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대체, 왜 재정위원회를 개최했을까.
WKBL은 지난 5일 이사회에서 첼시 리의 혈통사기극과 관련, 후속대책 및 징계를 내놓았다. 그러나 자체적인 페널티 혹은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농구 팬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신선우 총재는 이사회 직후 "연맹의 책임에 대해서 논의했으나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다음주에 재정위원회를 개최해서 논의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정리할 부분이 있으면 정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신 총재의 말과는 달리 1주일 뒤에 재정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 부분은 이해는 된다. WKBL은 지난주 충남 아산에서 박신자컵 서머리그를 개최했다. 때문에 정확히 2주 뒤인 19일 재정위원회가 소집됐다. 그러나 정작 WKBL 재정위원회는 WKBL 혹은 WKBL 관계자를 징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WKBL 재정위원회는 총재 산하 자문기구다. WKBL 관계자는 "구단과 구단, 구단과 선수, 심판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징계를 논의할 수는 있다"라고 했다. WKBL의 자체적인 징계를 위해서는 인사위원회가 개최돼야 한다. 필요하면 총회를 통해 구단주들의 의견을 모을 수도 있다. 결국 이날 재정위원회는 첼시 리 사건 관련, 애당초 WKBL의 책임을 물을 수가 없었다. 그저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신 총재에게 보고한 게 전부였다.
그렇다면 2주 전 신 총재의 발언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 당시 WKBL 책임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진짜 책임질 의사가 있었다면 사퇴의사를 밝히거나 인사위원회 혹은 총회 개최를 거론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신 총재는 당장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말을 둘러댄 것으로 해석된다. 농구계에선 첼시 리 사건 관련, 검찰 발표가 나온 지 1개월이 지났음에도 WKBL이 꿈쩍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신 총재가 사퇴할 마음이 없다"로 해석하고 있다.
신 총재는 재정위원회 직후 재정위원과 점심식사를 했고, 이후 치과 치료를 받으러 떠났다. 취재진의 전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무책임함의 극치다. 이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WKBL이 이번 사태에 책임질 이유가 없으며,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는 게 나았다.
결국 WKBL은 여전히 하나은행에만 철퇴를 내려놓고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 프로스포츠를 관장하는 단체로서 팬들을 우롱하는 행위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구단 역시 무책임한 건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의 피해자인데 왜 WKBL의 책임론을 거론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7월 19일, WKBL은 도대체 왜 유명무실한 재정위원회를 개최했을까.
[신선우 총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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