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희생번트, KIA전 4연패 탈출 물꼬 텄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최고참의 희생. NC 승리의 첫 걸음이었다.

NC는 22일 광주 KIA전서 패배, KIA전 4연패 수렁에 빠졌다. 23일 경기는 NC로선 반드시 잡아야 했다. KIA에 괜히 NC전 자신감을 심어줄 이유가 없었다. 피 말리는 5강 경쟁 중인 KIA보다는 덜하지만, NC 역시 3위 넥센을 떨어뜨리면서 선두 두산을 견제해야 할 입장이다. 알고 보면 갈길 바쁜 NC다.

재크 스튜어트가 선발 등판했다.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러나 정작 타선이 KIA 선발투수 임기준을 흔들지 못했다. 경기 초반 임기준의 제구 난조를 틈타 찬스를 잡았으나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클리닝타임까지 0의 균형이 이어졌다.

NC의 6회 공격. 임기준의 제구가 다시 흔들렸다. 테임즈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박석민이 우전안타를 날렸다. NC로선 반드시 득점해야 할 상황. 그렇지 않으면 역습을 당할 수 있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최고참 이호준이 뜻밖의 희생번트를 댔다. 투수 방면으로 절묘하게 댄 타구였다. 1,2루 주자를 안전하게 2,3루로 보냈다.

결국 KIA 벤치는 1사 2,3루 위기서 임기준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최영필을 올렸으나 지석훈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김성욱을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김태군의 우선상 2타점 결승타가 터졌다. 이호준의 희생번트 하나가 만루 찬스를 유도했고, 귀중한 2점의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이날 이호준의 타격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2회와 4회 모두 임기준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 타석 연속 부진했기 때문에 세 번째 타석에서 한 방을 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호준은 벤치의 사인대로 착실하게 번트를 댔다. 이호준의 희생정신이 팀 승리의 물꼬를 텄다.

이날 전까지 NC는 40개의 희생번트로 KIA와 함께 공동 4위였다. 김경문 감독은 희생번트를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의외로 올 시즌에는 적지 않게 사용했다. 올 시즌 NC는 김태군(13개), 손시헌(7개), 박민우(6개) 등 하위타선과 테이블세터에 들어서는 타자들이 주로 희생번트를 많이 댔다.

그러나 해결사 박석민도 1개를 기록하고 있다. 팀 승리 앞에선 누구든 희생할 수 있고, 최고참 이호준도 예외일 수 없었다. NC의 팀 야구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심지어 6회 결승타를 날린 김태군도 8회 예외 없이 희생번트를 성공했다. 이호준의 그 희생번트는 올 시즌 자신의 1호 기록이다.

[이호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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