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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역사의 격랑 속에서 처절한 삶을 살았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배우 손예진이 3일 개봉한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제작 호필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맡은 역할은 타이틀롤 덕혜옹주 그 자체다. 손예진이 덕혜옹주 역을 하게 된 것은 운명과도 같았고, 영화 제작예산의 큰 부분인 10억원 투자까지 이어졌다.
손예진은 '덕혜옹주'가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들리기 훨씬 전, 2009년 출간된 권비영 작가의 소설 '덕혜옹주'를 개인적으로 접했고 큰 감동을 느꼈다. 당시 그는 "'덕혜옹주'가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고, 실제 영화화는 제작자들의 몫으로 남겨뒀다. 하지만 이후 그가 '덕혜옹주' 시나리오를 받게 됐고, 그의 표현으로 '덥석' 물었다.
손예진은 "촬영 내내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덕혜옹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그녀의 삶을 영화 속에 잘 담아, 관객 분들께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책으로 보고 느꼈던,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를 관객들에게도 전달하기 위한 화자이면서 매개체, 혹은 덕혜의 환생이 돼야했다.
손예진이 아닌 덕혜옹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덕혜옹주' 속 손예진은 캐릭터 해석과 그 표현을 훌륭히 해냈다. 특히 일정 사건을 통해 덕혜의 단면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덕혜의 일대기를 다루는 만큼, 20대의 어린 덕혜부터 50대의 덕혜까지 그의 변화된 모습까지 선보였다.
이에 손예진의 '인생 연기', '역대급 연기'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이유다. 손예진은 앞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아내가 결혼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 이어 최근 '비밀은 없다'까지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들로 연기 변신을 해왔다.
그에게 한계란 없는 듯, '덕혜옹주'라는 옷을 입은 손예진은 감정의 절제와 폭발, 애틋한 마음함까지 굳이 대사가 아니더라도 얼굴 표정에서 그대로 묻어나는 열연을 보여준다.
수많은 작품에서 열연을 보였던 손예진이었지만, 그는 '덕혜옹주' 언론시사회 당시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오늘 처음 울었다. 무슨 정신으로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다. 기구한 덕혜의 삶에 집중하고 봤다"라고 말했다.
'외출'(2005) 이후 9년 만에 손예진과 '덕혜옹주'로 재회한 허진호 감독은 손예진에 대해 "굉장히 힘 있는 감정 연기를 했다.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고 극이 진행될수록 더욱 발전했다"라고 극찬을 했다. 이처럼 '덕혜옹주'는 그동안 굵직한 연기를 선보여왔던 손예진 연기의 집약체다.
[영화 '덕혜옹주' 손예진.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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