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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김나라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일련의 사태를 돌아봤다.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비프힐 1층 아주담담 라운지에서는 BIFF 포럼 '갑론을박: BIFF 사태를 돌아본다'가 진행됐다. 오동진 영화평론가의 진행 아래 BIFF 집행위원장 김상화, 김조광수 감독, 강석필 감독, 영화평론가 장 미셸 프로동, 토니 레인즈 등이 BIFF 사태와 관련 토론을 펼쳤다.
이날 사회를 맡은 오동진 평론가는 본격 토론 전 "BIFF 측에서 더이상 일련의 논란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지난 2년간의 BIFF 사태와 관련 여러 가지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오동진 평론가는 "영화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딜레마를 갖고 있었다. 영화제는 계속돼야 한다는 것과 표현의 자유는 100% 획득돼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란간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당시 세월호 구조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 문제로 부산시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압력을 넣어 상영 금지를 요청했고 영화제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부산시는 오랜 시간 BIFF를 이끌어온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포함 핵심 간부 4인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발했다. 영화계는 "명백한 정치적 보복"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부산시와 영화인들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과 한국영화감독조합, 촬영감독조합, 영화산업노조 등 영화인들은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나는 감독 조합에 소속돼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현 상황에 대해선 얘기하자면 감독 조합 소속 감독님들은 이번 영화제에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배우분들도 참석이 어렵다고 전해온 상태다"라며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분의 초청작 감독과 배우들 80%가 불참했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영화제가 개최됐지만 정상화된 상태는 아니다. 올해 이후에도 영화인들이 장기적으로 논의를 펼치고 새로운 싸움을 해나갈 것이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라며 "여러분들의 계속적 관심이 필요하고 응원과 비판을 보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석필 감독은 독림영화협회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독립영화협회는 보이콧을 철회한다는 입장이다. 5대 2정도의 비율을 나타냈다"라며 "표현의 자유라는 점에 있어 가장 민감한 협회인데도 불구하고 보이콧을 철회한 건 어쨌든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제다. 여러 가지 흡족하지 않은 면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판단이다"고 얘기했다.
토니 레인즈는 "부산시장은 자신의 생각만 주장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영화인들이 자극을 받아 부산시장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고 낙관적이다"고 바라봤다.
이어 그는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부산국제영화제 일을 하기 전부터, 20여 년이 넘게 알고 지내왔다. 현재 재판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세부사항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본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정직한 사람이었다. 개인적으로 유죄라는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라고 생각한다"라며 "부산시장이 말도 안 되는 이유를 주장했기 때문에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이를 거절한 것이다. 영화 선정은 당연히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으로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부산시장은 그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상화 집행위원장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이 사실 자체가 권력의 남용이라 생각한다"라며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BIFF와 함께 할 것이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역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는 영화제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오동진 평론가는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라며 "그동안 쌓아왔던 부산국제영화제의 실적을 회복시킨다는 의미와 조직력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만 주요 인물들이 이탈돼 있다. 조직력이 상실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장 미셸 프로동은 "외국인 관점에서 봤을 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를 강행한 건 옳다고 확신하고 있다"라며 "영화제 자체가 취소됐다면 더 큰 참사였을 거라 생각한다. 영화인들의 보이콧 목소리도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목소리를 높여 표현의 자유를 확보하는데 힘 썼으면 한다. 이런 활발한 운동을 통해 원하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 세계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 영화계의 문제라고 본다. 표현의 자유를 공격했기 때문이다"라며 "'다이빙벨' 상영 문제는 다른 문화적 분야에도 해당된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김상화 집행위원장은 "명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현재 집행부는 올해 영화제가 치뤄지기 위해 굉장히 애를 썼다"라며 "앞으로도 싸움은 계속될 거 같다. 훨씬 더 격렬하게 싸워 해결되는 과정에 도달하지 않을까 본다. 비판적 의견들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를 갖고 해결에 나가는데 힘 쓰겠다"고 강조했다.
[사진 = BIFF]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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