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례없는 대혼전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1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패퇴 직후 자진사퇴 했다. 염 감독은 일찌감치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퇴하기로 결심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미리 휴대폰에 사퇴의 변을 적어놓고 기자회견장에서 읽을 이유가 없었다.
염경엽 감독이 넥센을 떠나면서 KBO 감독시장이 유례없는 대혼전에 빠졌다. 염 감독 포함,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놓은 감독은 SK 김용희 전 감독, 삼성 류중일 전 감독, kt 조범현 전 감독까지 4명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구단들 중 계약기간이 만료된 감독들은 모두 옷을 벗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이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 결과, 혹은 그룹의 재신임 여부에 따라 추가로 옷을 벗는 감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대표적이다. 김 감독은 내년까지 한화와 계약된 상태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 혹사 논란에 시달렸던 투수들이 차례로 수술대에 오른 것 등으로 야구계 안팎의 여론은 많이 나빠졌다. 현 시점에선 김 감독이 내년에 한화 지휘봉을 잡을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룹이 재신임 여부를 곧 결정한다는 게 야구관계자들 설명이다.
NC 김경문 감독의 거취도 예측하기 어렵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NC와의 계약이 끝난다. NC는 2014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1년을 남긴 김 감독과 3년 연장계약(해당시즌 포함)을 체결했다. 그러나 구단은 다시 계약 마지막해를 맞은 올 시즌에는 김 감독에게 연장계약을 선물하지 않았다. 결국 포스트시즌 결과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NC가 원하는 건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올 시즌 승부조작 스캔들,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사건 등이 김 감독 재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기존 감독들이 물러나면서 2명의 신임감독(삼성 김한수 감독, kt 김진욱 감독)이 확정됐다. 삼성과 kt가 일사천리로 새 감독을 영입했다. 그리고 SK, 넥센이 새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추가로 감독을 교체하는 구단이 나올 경우 2017년에는 새 감독들과 기존 감독들의 숫자가 거의 비슷할 수도 있다.
올 가을 물러난 감독들이 KBO에 돌아올 수 있을까. 염경엽 감독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자진사퇴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나돈다. 어쨌든 그가 KBO를 대표하는 능력있는 지도자로 거듭난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투타 각 파트별 장기적, 세부적 계획수립 및 체계적인 이행능력이 빼어나다. 리빌딩은 물론, 어느 정도의 성적도 보장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감독 FA 최대어다.
삼성 류중일 전 감독, kt 조범현 전 감독의 복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류 전 감독은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출신이다. 삼성 색깔이 너무 강한 게 타 구단들으로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도 갖고 있는 전력을 적절히 조립, 관리하는 야구에는 남다른 역량이 있다. 조 전 감독도 리빌딩에는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로 꼽힌다. 두 전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충분히 지원을 받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구단들이 감독들을 평가하는 잣대가 점점 날카로워진다. 그래서 감독 교체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특히 새 감독을 뽑을 때 리스크를 최대한 제거하고 싶어한다. 가장 중요한 팀 성적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감독은 거의 없다. 핵심적인 딜레마다. 특히 올 가을에는 감독시장이 대혼전에 빠지면서 구단은 구단대로, 감독은 감독대로 마음이 복잡하다.
[염경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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