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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스플릿'이 스트라이크 같은 짜릿함을 선사하며 스포츠 케이퍼 무비의 한 획을 그을 전망이다.
3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스플릿'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최국희 감독과 출연배우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스플릿'은 도박 볼링판의 세계를 조명한 작품이다. 밑바닥 인생들의 한 판 승부를 짜릿하게 그렸다. 철종이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자폐아 영훈의 천재적 능력을 발견하고는 파트너를 이뤄 도박 볼링판에 뛰어든다.
최국희 감독은 "도박 볼링 소재를 다루게 된 건 정말 우연한 계기였다"라며 "어느 날 볼링장을 갔는데 자폐 성향을을 가진 남자분이 볼링을 치고 있더라. 말도 안되는 폼이었는데 정말 잘 치셨다. 빈 의자에 하이파이브를 치셨다. 너무 영화적인 캐릭터라 그 모습이 머릿속에서 안 잊혀졌다. 이게 영화의 출발이돼 영훈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영훈 같은 볼링 천재를 보면 분명 누군가 다가와서 그 능력을 이용해 먹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철종 캐릭터도 탄생됐다"고 밝혔다.
볼링이 주 소재인 만큼 한정된 장소에서 러닝타임 121분이 흐르지만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이에 대해 최국희 감독은 "사실 볼링장이 다 네모나기 때문에 그렇게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특이한 모양의 볼링장을 찾는데 많이 노력했다. 또 중계 방송처럼 지루하게 보여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CG 등 다양한 화면을 보이기 위해 애썼다"라며 "무엇보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너무 좋았던 거 같다. 배우들 힘이 컸다"고 공을 돌렸다.
특히 최국희 감독은 "'스플릿'에 상상력을 많이 가미했다. 한 때는 도박 볼링이 성황을 이루기해도 했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국민 남편' 유지태의 파격 연기 변신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극 중 철종 역할을 맡았다. 과거 볼링계 전설이라 부리며 이름을 날렸지만 불운의 사고로 모든 걸 잃고 낮에는 가짜석유 판매원, 밤에는 도박 볼링 선수로 뛰는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유지태는 "이렇게 밑바닥 캐릭터는 처음 연기해보는데 배우로서 잘 소화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라며 "기존 캐릭터와는 다른 지향점을 갖고 싶어 희화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보통 이런 역할을 루저 느낌이 강하게 들게 표출하는데 나는 거꾸로 빈틈 많고 모자라 보이게 연기했다. 사실 진짜 어려운 사람들은 괜한 농담을 하고 실 없어 보인다"고 얘기했다.
이다윗은 자폐아 성향의 영훈 역할을 완벽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걱정이 많았는데 재밌게 봤다"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던 역할이었다. 감독님이 추천해준 영화를 참고하기도 했는데 부담감이 많았다. 내가 너무 부담감을 가지니까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하시더라. 이후에는 감독님과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정말 조심스럽게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 관련 분야 의사 선생님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고 남다른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두 사람의 브로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예측불허 경기가 펼쳐지면서 쫄깃한 긴장감을 안기는 가운데 유지태와 이다윗의 세대를 초월한 끈끈한 우정이 감동을 자아낸다.
유지태는 후배 이다윗에 대해 "이다윗은 연기 열정이 뛰어나다. 연기를 사랑하는 게 느껴졌다"라며 "현장에서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호흡을 맞췄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작품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이정현은 "최국희 감독님과 유지태, 다윗, 정성화 등 너무나 성격 좋은 배우들이라 즐겁게 촬영했다"라며 "잘 받아주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유지태는 "'스플릿' 시나리오는 굉장히 재밌었다. 완성도가 높았다. 기존 영화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그동안 도박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아왔는데 어디선가 본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 조금 다른 지점들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최국희 감독읜 "'스플릿'은 따뜻한 영화다. 루저들의 성장기다. 인간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플릿'은 오는 11월 10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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