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울산 모비스 외국선수 허버트 힐이 “연습에 임하는 태도는 정말 좋은데, 코트만 나가면 별로…”라는 유재학 감독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줬다. 하지만 모비스는 KGC인삼공사에 또 다시 패했다. 벼랑 끝 위기다.
힐은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 출전, 21분 14초 동안 10득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최악은 면한 경기력이었지만, 모비스는 3쿼터 중반 이후 줄곧 끌려 다닌 끝에 73-82로 패했다.
힐은 정규리그 막판 에릭 와이즈의 대체외국선수로 모비스에 합류했다. 시즌 초반 부산 kt에서 잠시 뛰었지만, 잔부상 탓에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던 터. 하지만 모비스는 단신 외국선수 조합으로 매치업의 한계를 느낀 모비스는 ‘그래도 높이’를 택했다.
우려대로 힐의 경기력은 썩 좋지 않았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활동량이 많은 모비스에서 경기력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전력 차가 큰 원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선 네이트 밀러의 폭발력으로 메웠지만, KGC인삼공사와의 4강 1차전에선 얘기가 달랐다.
모비스는 1차전서 데이비드 사이먼에게만 33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5블록을 내줘 82-90으로 패했다. 힐은 10분 35초 동안 5득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힐은 발이 느려서 뚫리는 만큼, 거리를 유지하며 수비를 해도 사이먼의 슛이 들어가니 힘들다. 네이트 밀러는 높이가 안 된다”라는 게 유재학 감독의 고충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이어 힐의 몸 상태에 대해 “당사자가 아니니 모르지만, 연습에 임하는 태도는 정말 좋다. 그런데 코트만 나가면 별로…”라고 견해를 전했다.
하지만 2차전서 힐의 경기력은 걱정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다. 공격 리바운드, 스크린 등 팀플레이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모비스에 공헌했다. 실제 모비스는 함지훈과 양동근의 활약을 더해 3쿼터 초반 전세를 뒤집기도 했다.
하지만 모비스는 끝내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3쿼터 중반 이후 키퍼 사익스의 기동력에 대한 대처가 원활하지 못해 다시 기세를 넘겨준 것. 모비스는 4쿼터 초반 이대성의 3점슛에 힘입어 추격전을 펼친 것도 잠시, 이내 오세근을 막지 못해 격차가 두 자리로 벌어져 승기를 넘겨줬다.
힐의 경기력은 최악을 면했지만, 모비스는 벼랑 끝에 몰렸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홈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나마 힐이 구멍은 아니라는 데에 위안 삼을 터. 힐은 궁지에 몰린 모비스에게 구멍(Hole)이 아닌 기댈만한 언덕(Hill)이 될 수 있을까.
[허버트 힐. 사진 = 안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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