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성남 안경남 기자] 언더독 목포시청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FA컵 4강에 진출하며 돌풍의 중심에 섰다.
내셔널리그(3부리그) 소속 목포시청은 9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서 성남FC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목포시청은 처음으로 FA컵 준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모두의 예상을 깬 결과였다. 챌린지(2부리그) 성남이 몰락한 명가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선 분명 한 수 위였다. 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그렇다. 김두현, 김동찬, 박성호 등 과거 K리그에서 명성을 떨치던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목포시청과는 차이가 커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경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성남전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온 목포시청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는 일종의 신호탄과도 같았다. 분위기를 탄 목포시청은 전반 23분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전인환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인규가 감각적인 헤딩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성남 수비수들 모두 넋을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5-4-1 포메이션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시도한 목포시청은 전반 41분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이번에는 코너킥에서 상대 골키퍼가 쳐낸 공을 문전에 서 있던 공격수 김영욱이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3골 차 리드를 잡은 목포시청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오히려 다급한 쪽은 성남이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거친 플레이가 나왔고 이 과정에서 이창훈이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까지 놓였다.
3부리그 목포시청은 FA컵 8강팀 가운데 가장 하위 리그에 속한 팀이다. 하지만 이들이 성남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김정혁 감독이 이끄는 목포시청은 성남전에 모든 걸 쏟았다. 이를 위해 맞춤형 전술까지 연구했다. 실제로 지난 4일 내셔널리그 최강 김해시청을 상대로 5-4-1 포메이션을 시험 가동해 17경기 무패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흐름을 탄 목포시청은 성남까지 집어 삼켰다.
FA컵은 아마추어 팀들 또는 하부리그 클럽들에게 이변의 무대다. 공이 둥글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목포시청은 3부리그 팀으로는 유일하게 4강 무대에 오르며 FA컵 돌풍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한 경기만 더 이기면 결승에 오르고, 그 후에는 무슨 일이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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