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개개인에게 책임감이 생겼다."
KIA 불펜은 후반기에 안정감이 생겼다. 마무리 김윤동이 11일 수원 kt전서 이해창에게 끝내기 재역전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12일 광주 LG전에는 선발 정용운이 일찍 무너진 뒤 홍건희~심동섭~임창용이 8⅔이닝 3자책으로 선전했다. 특히 7~9회에는 무실점으로 버텼다. 극적인 역전극의 발판을 놓았다.
전반기 KIA 불펜은 체계가 불안정했다. 임창용이 큰 기복을 드러내면서 1~2군을 오갔다. 심동섭도 두 차례 어깨 통증으로 2군행을 겪었다. 한승혁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물론 김윤동이 사실상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확실한 메인 셋업맨을 찾지 못하면서 선발투수에서 김윤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매번 불안했다. 수년째 계속된 KIA의 아킬레스건.
그러나 전반기 막판부터 임창용과 심동섭이 셋업맨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김윤동도 마무리 경험을 쌓으면서 필승계투조 운용 틀이 잡히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트레이드 마감일에 넥센에서 김세현을 데려왔다. 필승조의 틀이 견고해졌다는 게 이대진 투수코치 설명이다.
이대진 코치는 11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세현이가 들어오면서 보직이 세분화됐다. 체계가 생기면서 1이닝씩 끊어갈 수 있게 됐다. 개개인에게 책임감이 생겼다. 전반기와 후반기 불펜의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김세현을 셋업맨으로 분류했다. 3일 광주 kt전서 데뷔전을 치른 뒤 11일 수원 kt전까지 등판하지 못한 이유였다. 그 사이 크게 이기는 경기, 혹은 지는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이 코치는 "타이트하게 앞선 상황이 별로 없었다. 한화전(5일, 7-1승리)에도 내보내려고 했는데 무산됐다"라고 털어놨다.
김세현은 11일 경기서 6-6 동점이던 6회말 등판, 1이닝 1실점했다. 9회초 한승택의 역전타가 없었다면 패전투수가 될 수도 있었다. 어쨌든 KIA 벤치가 그만큼 김세현을 중요한 불펜투수로 생각한다는 게 증명된 경기였다.
이 코치는 좌완 임기준과 대졸신인 우완 사이드암 박진태도 거론했다. 전반기 막판부터 선발진이 약간 흔들릴 때 두 사람이 마당쇠 역할을 해냈다. 필승계투조 멤버들이 휴식을 취해야 하는 날에는 중요한 상황에도 등판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특히 이 코치는 "박진태는 매력이 있다. 경험을 쌓고 고생도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박진태는 사이드암 치고 꽤 빠른 볼을 던지는 장점이 있다. 이 코치는 "신인들은 연습과 실전에서 다른 경우가 많다. 그 부분을 신경 쓴다. 진태가 여러 스팟으로 스트라이크를 잡도록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코치는 전반기 불펜 혼란 속에서도 인내심을 발휘, 개개인의 기량을 실전에 최대한 끄집어내기 위해 애썼다. 이제 조금씩 좋아지는 단계다. 다만, 11일 kt전 끝내기 패배 사례를 보듯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 어쩔 수 없는, 일종의 성장통이다. 시련 없는 불펜 명가는 없었다. KIA는 이제 첫 걸음을 뗐다.
[이대진 투수코치(위), 김세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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