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으로선 찝찝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 패배로 KIA에 3.5경기 차로 벌어졌다. 두산으로선 이번 광주 2연전을 모두 이기면 0.5경기 차로 접근, 대역전 우승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패배하면서 김이 샜다.
두산으로선 패배보다 더욱 쓰린 게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올 시즌 KIA전 약세다. 니퍼트는 이날 4이닝 8피안타 3탈삼진 3볼넷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KIA를 상대한 4경기 성적은 매우 좋지 않다. 1승3패 평균자책점 9.00.
특히 광주에서 열린 3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11.77로 좋지 않다. 6월 21일에도 광주에서 3이닝 11피안타 2탈삼진 3사사구 9실점으로 무너졌다. 물론 4월 13일에는 7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볼넷 3실점으로 좋았다.
알고 보면 니퍼트와 KIA의 궁합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2016년에는 3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1.93으로 좋았다. 그러나 2015년에는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0.54로 나빴다. 광주에선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7.71. 다만, 2016년은 22승으로 MVP를 따내며 생애 최고의 페이스를 발휘했던 시즌. 2015년에는 골반, 어깨, 서혜부 등 잔부상으로 괴롭힘을 당했던 시즌인 걸 감안해야 한다.
더 거슬러 올라가도 KIA전 전적이 오락가락한다. 2014년에는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괜찮았다. 그러나 2013년에는 3경기 모두 광주에서 등판, 2승 평균자책점 5.29였다. 패전은 없었지만, 17이닝 동안 10실점했다. 2012년에도 2경기 모두 광주에서 등판, 1승1패 평균자책점 8.00이었다. 2011년에는 5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았다.
사실 과거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 과거의 KIA와 올 시즌 KIA의 멤버구성, 전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니퍼트가 역대 KBO 외국인투수 중 최고 수준의 커리어를 지녔다고 해도 1~2팀 정도는 압도하지 못할 수 있다. 그 역시 인간이다.
다만, 니퍼트가 KIA를 상대로, 특히 광주에서 지속적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건 분명하다. 어떤 선수든 특정 구장 혹은 특정 팀을 상대로 잘 풀리는 케이스, 잘 풀리지 않는 케이스가 있다. 타자의 경우 특정구장에서 유독 집중이 잘 된다는 말을 한다. 이럴 경우 대부분 그 구장 성적이 좋다. 투수 역시 특정구장에서 포수와의 거리를 좀 더 가깝게 느끼는 등 편안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좋은 성적을 내는 케이스가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반대 케이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니퍼트에게 챔피언스필드 마운드가 썩 유쾌하지 않은 건 분명하다.
니퍼트가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고 해도, KIA 타자들이 니퍼트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KIA 타자들은 앞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광주에서 니퍼트를 상대할 수 있다. 두산으로선 은근히 신경 쓰일 수 있는 대목이다.
정황상 니퍼트가 올해 포스트시즌서 광주 마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전통적으로 가을야구에서 강력했다. 그러나 KIA 타자들도 올 시즌 니퍼트에게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승부가 흥미진진해질 수도 있다.
[광주에서 등판한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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