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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베이비 드라이버’의 심장은 음악이다. 심장의 박동수에 따라 에너지를 뿜어내며 힘차게 달린다. 단순한 걸음걸이부터 예술에 가까운 카 체이스에 이르기까지 음악은 ‘베이비 드라이버’의 모든 것이다. 음악과 액션이 최적에서 결합된 이 영화는 ‘뮤지컬 액션영화’라는 별칭이 겆맞는 끝내주는 오락영화다.
귀신같은 운전실력을 지닌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안셀 엘고트)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겨 항상 이어폰을 귀에 꽂아 음악을 듣는다. 운명의 여인 데보라(릴리 제임스)를 만난 그는 범죄조직에서 탈출해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다. 그의 능력을 눈여겨본 범죄의 설계자 박사(케빈 스페이시)를 비롯해 버디(존 햄), 달링(에이사 곤살레스), 배츠(제이미 폭스)는 베이비를 놓아주지 않는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에서 알 수 있듯,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언제나 이질적인 요소를 섞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베이비 드라이버’ 역시 자동차 범죄액션과 흥겨운 음악의 결합으로 관객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한다.
존 스펜서 블루스 익스플로젼의 ‘벨 바텀스’가 흐르는 가운데 은행을 턴 뒤 경찰의 거센 추격을 피해 수많은 차량을 헤집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오프닝 시퀀스는 영화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때 버디가 베이비에게 앞으로 출발하라는 손짓을 하면, 베이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후진한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운전하고, 행동할 것이라는 상징적인 선언이면서 앞으로의 갈등도 예고한다.
에드라 라이트 감독은 총 35곡에 달하는 OST를 먼저 선곡해놓고 스토리와 플롯을 만들고 액션의 동선을 짰다. 그만큼 모든 움직임과 배경은 격렬한 록부터 부드러운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이내믹한 리듬으로 출렁거린다.
음악으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 이 영화는 범죄에 연루된 주인공이 조직생활에서 빠져나오는 탈출기와 애인을 만나면서 삶의 변화를 겪는 성장기를 결합시켜 시종 흥미로운 스토리로 질주한다. 탈출하려는 원심력과 사랑을 지키려는 구심력이 충돌을 빚어내는 후반부는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조인다.
안셀 엘고트는 자동차 추격신·도심의 파쿠르 등 액션연기부터 사랑에 빠진 부드러운 남자의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다. 거친 에너지를 뿜어내는 존 햄과 제이미 폭스도 인상적이다.
‘베이비 드라이버’보다 더 완벽한 음악과 액션의 조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도전하겠지만,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이뤄낸 성취까지는 도달하기 힘들 것이다.
[사진 제공 = 소니픽처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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