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이후광 기자] ‘롯데 불펜 맞아?’
롯데 자이언츠의 2017 준플레이오프 키워드는 명품 불펜진이었다. 시즌 중반부터 재편된 박진형-조정훈-손승락 순의 필승 계투진은 가을야구에서도 그 진가를 뽐냈다. 1차전 6이닝 2실점으로 내려간 조쉬 린드블럼에 이어 박진형이 7회 무사 1, 2루 위기를 극복했고, 조정훈이 8회, 손승락이 9회와 10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팽팽한 승부를 만들어냈다.
2차전에선 필승조가 승리를 쟁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0 불안한 리드가 계속된 가운데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호투 도중 부상 교체됐다. 그러나 박진형이 뒤를 이어 1이닝 무실점으로 혼란을 수습했고, 조정훈이 7회 2사 1, 2루를 극복한데 이어 8회 NC 중심 타선을 상대로 모두 뜬공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마무리 손승락이 9회를 삭제, 짜릿한 한 점차 승리가 완성됐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이틀 동안 세 선수가 책임진 이닝은 무려 7⅔이닝. 박진형은 42개, 조정훈은 45개, 손승락은 49개를 던졌다. 전날 하루 휴식을 취했다고 하나 3차전에서도 이들이 차례로 나와 뒷문을 지키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경기에 앞서 만난 조원우 감독도 “박세웅, 린드블럼을 빼고 모두 출격할 예정이지만 박진형, 조정훈은 캐치볼을 보고 판단해야할 것 같다. 특히 조정훈은 관리가 필요한 선수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결국 선발 송승준이 3이닝 5실점 난조로 조기 강판된 가운데 5선발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나성범에게 투런포를 맞았고, 4-7로 뒤진 5회말 2사 만루를 만든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 중반 3점으로만 점수 차를 유지하면 후반 승부가 가능해보였으나 롯데는 위의 세 투수가 아닌 배장호-이명우-장시환-박시영 순의 추격조를 올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비극이었다. 배장호가 올라오자마자 김태군에게 초구에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내려갔고, 이명우는 대타 이호준에게 적시타를 헌납했다. 장시환의 투구 내용은 더 씁쓸했다. 6회 모창민에게 솔로포를 맞은 뒤 2사 1, 2루서 손시헌에게 적시타를 맞고 무너진 것. 박시영이 뒷수습을 잘했다고 하나 이미 승기가 넘어간 상황이었다.
롯데는 1차전에서도 필승조를 모두 소진한 뒤 박시영-장시환 두 투수의 난조에 연장 11회초 무릎을 꿇은 기억이 있다. 롯데는 다시 한 번 필승조와 추격조의 실력 차를 실감하며 NC에 대패를 당했다.
[장시환.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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