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1년 11개월전 ‘도하 악몽’을 지운 신태용 감독이 일본의 심장부에서 ‘도쿄 대첩’으로 일어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일본에 4-1 역전승했다. 이로써 2승1무(승점7)를 기록한 한국은 일본(2승1패,승점6)를 제치고 2003년, 2008년, 2015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한일전으로 아픔을 겪었던 신태용 감독이 이번에는 한일전으로 활짝 웃었다. 선수 시절 일본에는 절대로 지지 않았다는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16년 1월 3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일본에 2골 차로 앞서다 3골을 내리 허용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기억은 씁쓸했다. 전반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일본을 몰아쳤지만 후반 전술적인 판단 미스와 그로인한 체력 저하로 일본에 무너졌다.
신태용 감독은 “그때는 올림픽 티켓을 따는 것이 우선이었다. 또 일본을 완전히 박살내고 싶었다. 그래서 욕심을 낸 것이 화근이 됐다. 지도자로서 많은 걸 느낀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1년 11개월이 지났다. ‘소방수’로 등판해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9회 연속 월드컵을 이끈 그는 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 동아시안컵 한일전을 마주했다. 유럽파가 빠진 대회였기 때문에 과정에 가까웠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다르다. 한일전의 특수성은 패배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경기 전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일전은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며 승리가 최우선 목표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월드컵이 목표라며 큰 그림을 그리던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멘트였다. 그만큼 한일전이 주는 압박감이 컸다는 얘기다.
실제로 물러설 수 있는 경기였다. 일본의 심장부, 그것도 도쿄 한복판에 한일전이 열렸다. 4만명의 울트라닛폰이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을 가득 메웠고, 그라운드 환경도 한국보다 일본에게 더 익숙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앞으로 전진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불의의 페널티킥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전반 13분 김신욱의 동점골과 전반 23분 정우영의 프리킥 역전골, 그리고 다시 전반 35분 이재성의 도움을 받은 김신욱의 추가득점으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한일전 완승으로 새로운 ‘도쿄 대첩’을 이룩한 신태용 감독은 그간의 비판에서 벗어나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추진력을 얻었다. 특히나 국내파 위주로 이뤄진 이번 대표팀에서도 김신욱, 김민우, 윤영선 등을 새롭게 발굴하며 스쿼드를 더욱 두텁게 했다. 신태용 감독이 다시 일어섰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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