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비록 KGC인삼공사는 2연패에 빠졌지만,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복귀전을 치른 빅맨 김승원(29, 202cm)이 ‘깜짝 활약’을 펼쳐 정규리그 막판, 더 나아가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 것.
5위 안양 KGC인삼공사는 감기몸살, 장염에 걸린 오세근이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워 상승세가 꺾였다. 25일 창원 LG(86-96), 27일 전주 KCC(81-91)에게 연달아 10점차 패배를 당해 6위 인천 전자랜드에 1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4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승차도 2경기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수확도 있었다. 지난 16일 원주 DB전 이후 허리통증으로 자리를 비웠던 김승원이 27일 KCC와의 홈경기서 오세근 대신 선발 출전, 깜짝 활약을 펼친 것.
이날 김승원은 주로 하승진(221cm)이 코트에 있을 때 투입됐다. ‘버티는 수비’가 가능한 만큼, 하승진을 상대로 터프한 수비를 펼치는 게 이날 김승원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1쿼터에 연달아 리바운드를 따내며 KGC인삼공사의 기선 제압에 힘을 보탠 김승원은 3쿼터에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승진의 높이를 온전히 봉쇄하진 못했지만, 꾸준히 몸싸움을 펼치며 데이비드 사이먼의 부담을 덜어준 것. 반칙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3쿼터를 13점 뒤처진 채 맞이했던 KGC인삼공사는 마침 터진 소나기 3점슛, 사이먼의 골밑장악력까지 더해 3쿼터를 63-63 동점으로 마쳤다.
4쿼터 초반에도 연달아 스틸을 따내는 등 궂은일을 도맡던 김승원은 4쿼터 중반 5번째 반칙을 범하며 물러났다. KGC인삼공사는 이후 찰스 로드와 하승진의 리바운드를 제어하지 못했고, 팽팽하던 승부는 김승원이 5반칙 퇴장 당한 이후 급격히 KCC 쪽으로 기울었다.
김승원의 이날 최종 기록은 19분 12초 2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에 불과했지만, 경기내용을 봤을 때 그가 보여준 무게감은 ‘기록 이상’이었다. 비록 KGC인삼공사는 KCC와의 접전에서 패했지만, 역설적으로 김승원의 수비와 궂은일이 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한 일전인 셈이었다.
오세근과 사이먼의 출전시간을 조절해줘야 하는 KGC인삼공사 입장에선 대단한 성과였다. 김승원은 KCC전을 통해 든든한 벤치멤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보였다. 김승원이 향후에도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KGC인삼공사는 오세근의 출전시간을 조절해주며 정규리그 잔여경기와 플레이오프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2012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고양 오리온스(현 오리온)에 지명된 김승원은 2013-2014시즌 중반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부산 kt로 이적했다. 김승원은 준수한 중거리슛 능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2014-2015시즌 평균 21분 56초 동안 6.4득점 4.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벤치보다 코트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선수로 성장했던 셈이다. 다만, 군 제대 후에는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서서히 존재감이 희미해지던 김승원은 2017-2018시즌 중반 이재도와 함께 KGC인삼공사로 이적하며 기회를 얻었고, 27일 KCC전을 통해 가치도 보여줬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김)승원는 발이 느리지만, 힘과 센스가 있다. KCC전에서 잘해준 만큼, 향후 (오)세근이의 백업으로 잘 활용할 계획이다. 세근이 출전시간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슈팅능력도 지녔는데, 경기감각이 부족해서인지 많이 던지진 않더라. 이 부분은 차츰 나아질 것”이라고 김승원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김승원.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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