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제 삶의 모토가 '오늘 하루는 즐겁게'예요."
배우 김상경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상경은 샛노란 봄 니트를 입고 취재진들을 맞이했다. 앞서 몇 차례의 인터뷰를 해 지칠 법도 했던 그였지만, 자리에 앉는 순간에도 연신 미소를 지으며 쉴새없이 인사를 이어갔다.
그는 촬영 현장에서도 무거운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아 자신이 먼저 분위기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배우 김희애, 김강우 등과 함께한 스릴러 영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 배급 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 촬영장에서도 그의 분위기메이커 정신은 계속됐다.
"현장이 항상 즐거워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폼 잡고 앉아있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사회보는 스타일이죠. 날씨 얘기부터 시작해서 계속 해나가요. '사라진 밤'처럼, 스릴러 영화라고 해서 현장이 무거워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풀어져 있을 때는 그러다가, 막상 찍을 때 선수들이라면 집중해서 찍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데뷔 20년차가 된 김상경은 스태프 이름을 다 외운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영화 현장에서 수많은 스태프들이 있지만 '야', '저기요'라고 부르기가 스스로 싫어서 이름을 외우고 다녔다는 김상경이었다.
"영화 시작하면 스태프 표를 받아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놔요. 최소 5회차에서 늦어도 10회차 안에는 다 외워요. 이름이 다 비슷비슷해요.(웃음) 촬영을 할 때는 가족보다 더 오랫동안 현장에서 지내야 하잖아요. 우리 아내, 아이들보다 더 오래봐야하는데 '야'라고 부르기엔 그렇잖아요. 김춘수의 '꽃'처럼 의미를 갖고 이름을 부르는 거예요. 예전에 한 선배님이 그런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주연배우가 할 일이, 네 연기만 잘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주셨던게 기억이 나요."
'20년차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김상경은 책임감이 더 생긴다고 답했다. 젊었던 시절에는 보이지 않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는 크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사라진 밤'은 '살인의 추억'에서 '몽타주'를 거쳐, 또다른 형사 캐릭터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그게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중식 캐릭터가 들어왔는데 시나리오를 따라가면서 그림을 그렸는데, 스릴러라는게 대부분 20장 내외에서 판가름이 난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는 그게 없더라고요. 캐릭터를 따라가게 됐어요. 3분의 2 갔는데 갑자기 반전이 일어나면서 깜짝 놀라게 됐어요."
그는 앞으로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을까. 그는 '저 사람 나오는 영화는 볼 만해'라는 관객들의 평가를 듣고 싶다고 털어놨다.
"영화의 크기가 중요하진 않아요. 유쾌한 배우로 남고 싶은데 유쾌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는 흥미를 주고 싶어요. 무지몽매하게 말도 안되는 것은 안하는 것 같고 의미있는 작품들을 많이 하는 것 같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
[사진 = 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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