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현대건설의 맏언니 한유미(36)가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했다.
현대건설은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차전 완패를 설욕하며 승부를 최종 3차전으로 끌고 갔다.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현대건설은 이날 베테랑들의 힘으로 역전승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 중심엔 한유미가 있었다. 한유미는 이날 1세트 후반부터 투입돼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 10점(공격 성공률 33.33%)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리시브를 책임지면서도 노련한 공격을 통해 득점을 올리는 모습이 베테랑다웠다.
한유미는 경기 후 “만약에 오늘 지면 은퇴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끼리 지더라도 1차전 같은 경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 진짜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임했다”라며 “나도 코트를 오랜만에 밟아 경기감각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그걸로 못하는 건 핑계가 될 수 없기에 최선을 다했다. 우리 선수들이 외인 없이 고생을 많이 했기에 다들 이기고 싶어 했다. 잘 이겨냈다. 선수들에게 굉장히 고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양효진, 황연주 등 동료선수들에 따르면 한유미는 이날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경기에 몰두했다. 경기 후 선수들은 베테랑 투혼을 발휘한 한유미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경기를 오랜만에 했고, 연습도 이렇게 많이 한 적이 없어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입술이 파래졌다고 놀렸다”라고 웃었다. 옆에 있던 황연주는 “(체력 비축을 위해) 쓸데없는 동작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 소리도 지르지 말라고 했다”라고 유쾌한 웃음을 보였다.
한유미는 이날 승리에도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오늘 내 점수는 50점이다. 내가 더 해줬으면 쉬운 경기를 했을 것 같은데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내가 리시브가 약해 황민경, 김연견 선수의 범위가 넓어진다. 힘들어할 것이다”라는 게 그의 속내.
한유미는 이날 활약에 힘입어 3차전에서도 키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우리 팀이 연령대가 높은 선수들이 많아 경험에선 유리한 면이 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될 텐데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전술, 전략보다는 체력적인 부분이 우선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엔 화려한 선수들이 많다. 전성기 때 외인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외인이 없어도 큰 경기에서 제 몫을 해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외인 없이도 선전할 수 있는 요인을 꼽았다.
한유미는 끝으로 “아무래도 3차전에서도 외인 없이 경기하기 때문에 우리가 열세에 있을 수 있지만 부담은 덜 하다. 기업은행이 유리한 면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냥 부담 없이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 보여주도록 할 것이다”라고 3차전 각오를 다졌다.
[한유미. 사진 = 수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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