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을 넘으면 안 된다.
에스밀 로저스는 한화 시절부터 장난끼가 다분했다. 그라운드에서도, 덕아웃에서도 여과 없이 흥을 표현했다. 갖고 있는 능력이 워낙 출중했다. KBO리그 구성원들은 로저스의 액션들에 드러내놓고 반기를 들 수 없었다.
2016년 한화에서 퇴단한 뒤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쳤다. 넥센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복귀한 2018시즌. 넥센은 로저스를 1선발로 택했다. 철저한 투구수 관리로 시즌을 소화시킬 계획까지 밝혔다. 그만큼 로저스를 중요한 전력으로 바라본다.
로저스는 24일 개막전에 당당히 선발 등판했다. 심지어 친정 한화를 상대했다. 사람의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유의 업된 감정이 표출됐다. 그러나 상황에 어울리지 않았다. 경기 중에 행한 장난, 친근함을 표한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쳤다.
한 마디로 선을 넘었다. 부적절한 행동이자 돌출행동이었다. 2회초 1사 3루 위기서 이용규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이때 3루에서 홈으로 태그업한 최재훈이 아웃됐다. 그러자 로저스는 최재훈의 머리를 글러브로 가볍게 쳤다. 심지어 공수 교대할 때 이용규의 머리까지 건드렸다.
5회초 2사 후 양성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이후 송광민 타석, 볼카운트 1B1S서 양성우를 견제사 처리했다. 직후 행동이 또 부적절했다. 양성우를 두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한화 선수단이 불쾌해한 두 가지 포인트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구성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성격을 억눌러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경기 전 워밍업을 할 때 치는 장난과, 치열한 승부 도중에 나온 장난은 의미가 다르다. 아무리 장난끼가 있는 선수라고 해도 프로라면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더구나 한화로선 해당 상황 모두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 순간이었다.
넥센 관계자도 인정했다. 그는 "개막전 선발인데다, 상대가 한화라서 더욱 감정이 업된 것 같다. 어쨌든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내가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더라도, 상대가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것이다. 자체적으로 주의를 줬다"라고 밝혔다.
한화는 24일 경기 후 넥센에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넥센 주장 서건창과 한화 주장 최진행이 25일 경기 후 전화통화로 얘기를 나눴다. 로저스 역시 자신의 잘못을 수긍했다. 결국 로저스가 마운드에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화와 넥센의 향후 관계도 지켜봐야 한다. 두 팀은 아직 14차례 맞대결이 남아있다. 당장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대전에서 3연전을 진행한다. 불필요한 확전은 막아야 한다. 다만, 한화가 앙금을 완전히 털어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로저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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