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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만 만나면 희한한 일들이 생긴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첫 번째 맞대결. 지난해 후반기 가장 뜨거웠던 두 팀이 기나긴 겨울을 마치고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두산은 개막전에서 1승 1패, 롯데는 2패를 당했던 터.
사건은 두산이 3-0으로 앞선 4회초 롯데 공격에서 발생했다. 선두타자 채태인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이대호가 세스 후랭코프를 상대로 우측 깊숙한 곳으로 타구를 날렸다. 이대호는 1루를 거쳐 힘겹게 2루에 안착. 그러나 후랭코프는 후속타자 전준우 타석 때 포수가 아닌 주자가 없는 1루 쪽으로 공을 던졌고, 1루심 구명환 심판위원이 아웃을 선언했다. 구 위원이 이대호의 누의 공과를 지적한 것.
이에 발끈한 이대호와 조원우 감독은 박근영 주심을 향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박근영 주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누의 공과는 KBO의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었던 것. 이대호는 그렇게 안타를 잃고 벤치로 쓸쓸히 돌아갔다. 이는 지난 2016년 6월 26일 넥센 임병욱 이후 약 2년 만에 발생한 KBO 통산 33번째 누의 공과였다.
지난해부터 롯데와 두산만 만나면 야구 경기서 보기 드문 희한한 경우들이 발생한다. 4월 29일 잠실에서는 이대호가 장원준을 상대로 포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타구를 만들었다. 공이 페어와 파울 지역 중 어디에 떨어진지 불분명한 가운데 포수 박세혁이 이대호를 태그했고,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이에 이대호는 헬멧, 보호대 등 장비를 던지며 불만을 표시했고, 3루심이 즉각 이대호의 퇴장을 명령했다.
또 다른 사건은 8월에 발생했다. 이번 역시 잠실에서 벌어진 판정 논란이었다. 7회말 볼넷 3개로 1사 만루를 만든 두산. 당시 두산 소속이었던 민병헌이 유격수 쪽으로 땅볼을 날렸고, 유격수 문규현은 이를 잡아 홈에 송구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어 롯데 포수 강민호가 3루로 송구해 2루주자를 잡으려 했다. 박근영 3루심은 2루주자 김재환의 발이 늦었다고 판단해 최초 아웃 판정을 내렸으나 김재환이 곧바로 3루수 김동한의 발이 떨어진 부분을 지적했고, 박근영 심판은 판정을 세이프로 번복했다.
이에 조 감독은 더그아웃을 뛰쳐나와 심판진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비디오판독 없이 선수의 말을 듣고 판정을 번복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경기는 약 8분 간 중단. 긴 항의로 인해 비디오판독 신청 가능 시간이 지났고, 조 감독은 그렇게 아무 소득 없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후 조정훈의 폭투가 나오며 3루주자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같은 경기 8회초 두산이 수비에 돌입하자 이번엔 3루 외야 관중석에 있던 한 관중이 좌익수 김재환을 향해 욕설했다. 김재환이 이에 난색을 표했으나 욕설이 계속됐고, 경기는 또 다시 중단됐다. 이에 2루수 오재원이 덩달아 화를 참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두산과 롯데는 올 시즌에도 첫 맞대결부터 찜찜한 장면을 하나 만들어냈다. 두 팀이 써내려가고 있는 희한한 맞대결 역사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롯데 이대호가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롯데의 경기 4회초 1사 안타성 땅볼을 때린 뒤 1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2루로 항하고 있다.(첫 번째), 지난해 4월 판정에 불만을 품은 이대호(두 번째).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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