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박병호, 에스밀 로저스가 살아야 한다.
야구는 팀 스포츠이면서 개인스포츠다. 1회부터 9회까지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이 쌓이고 쌓여 팀의 결과물로 이어진다. 개개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한 팀이 투수와 타자 개개인의 맞대결서 계속 밀리면 흐름을 내주고, 패배가 쌓이고, 연패로도 이어질 수 있다.
넥센이 그렇다. 11일 울산 롯데전 패배로 5연패에 빠졌다. 지난 주말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에 이어 이번 주중에는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에도 먼저 2패. 12일 경기서 간신히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넥센의 5연패 과정을 보면 객관적인 애버리지가 높은 선수들이 상대 투수, 타자와의 맞대결서 밀렸고, 실적이 처졌다. 이럴 때는 핵심 멤버들이 풀어내야 한다. 타선에선 돌아온 4번타자 박병호, 마운드에선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힘을 내야 한다.
두 사람은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박병호는 5연패 기간과 12일 경기까지 20타수 3안타 1타점에 그쳤다. 12일 경기서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폭발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로저스는 11일 울산 롯데전서 4⅓이닝 8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박병호는 올 시즌 58타수 17안타 타율 0.293 4홈런 13타점 9득점이다. 나쁘지 않지만, 이름값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성적도 아니다. 5일 고척 kt전 끝내기안타 이후 전체적으로 주춤하다. 팀 사이클과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넥센의 상대 롯데 역시 4번타자 이대호가 최근 좋지 않았다.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를 11일 경기 선발라인업에서 뺐다. 대신 타격감이 좋은 이병규를 4번에 넣어 성공했다. 이대호 역시 대타로 안타를 터트리며 흐름을 바꿨다.
장 감독은 5연패 중에도 박병호에게 믿음을 주고 4번 타자로 밀어 붙였다. 대신 12일 경기서 김하성을 1번, 초이스를 3번, 김태완을 5번에 놓은 라인업이 대성공을 거뒀다. 승부수였다. 혹시 박병호의 침체가 길어진다면 장 감독도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할 수 있다.
로저스는 개막전 '장난 사건' 이후 안정적이지 못하다. 3월 30일 대구 삼성전서는 6⅓이닝 9피안타 7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고, 5일 고척 kt전서는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11일 울산 롯데전서 4⅓이닝 8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5실점으로 또 다시 무너졌다.
kt전의 경우 초반에 고전하다 이닝을 거듭하면서 투구패턴을 변화구 위주로 살짝 바꿔 효과를 봤다. 그러나 롯데전서는 영리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4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볼카운트 2S서 3구가 비디오판독 끝 사구가 되는 과정에서 또 다시 평정심이 흔들렸다.
최초 판정은 볼이었다. 그런데 손아섭이 벤치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로저스가 불필요하게 손아섭에게 말을 걸었고, 손아섭도 순간적으로 흥분했다. 결과적으로 사구 이후 로저스는 와르르 무너졌다. 그 전까지 롯데 타선을 압도했고, 심지어 손아섭에게도 2S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11일 경기의 교훈은 명확하다. 로저스는 마운드에서 필요 이상의 과한 제스처 혹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넥센이 제어하지만, 한화 시절부터 로저스의 돌출행동은 제어하기가 쉽지 않았다. 캐릭터 자체가 그렇다.
넥센의 에이스는 로저스다. 로저스가 평정심을 찾고, 경기별 안정감을 찾아야 넥센 선발진에도 안정감이 생긴다. 팀으로선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 연승을 이어가고 연패를 끊어야 장기레이스 운영의 계산이 선다.
투타의 중심이 살아나면 팀은 시간차를 두고 살아나게 돼있다. 넥센의 당면 과제다.
[박병호(위), 로저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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