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월별로 정해놓은 승수는 있죠."
KIA의 시즌 출발이 매끄럽지 않다. 13일 광주 롯데전서 9회초 7실점, 충격의 대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4연패로 8승9패, 5할 승률이 무너졌다. 작년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멤버들이 거의 잔류한 팀의 성적 치고 만족스럽지 않다.
부상 악재가 있다. 임기영, 심동섭 등 지난해 주축 투수 일부가 부상으로 아직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베테랑타자 이범호도 약지 골절로 이탈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과는 달리 승부처, 득점권에서의 타선 응집력이 2% 부족한 측면이 있다. 4~5선발과 필승계투조에 대한 불안정성은 여전하다.
김기태 감독의 마음 속은 복잡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속내를 쉽게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 순간 선수단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심지어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 및 칭찬도 거의 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13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속마음을 약간 털어놨다. 그는 "정해놓은 월별 승수는 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신경 쓸 경우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론이다.
김 감독은 현실적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당장 치를 경기보다 멀리 내다본다. 그는 "작년 그 정도의 페이스(87승)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 다른 팀들의 전력이 보강됐다"라고 말했다. 엄청난 수치를 목표 승수로 세우지 않았다는 것.
KBO 10개 구단 감독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음경기와 다음주 스케줄, 나아가 월별 단위의 시즌운영에 대한 큰 틀을 잡아놓고 페넌트레이스를 이끈다. 야구는 오늘도, 내일도, 미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집단적인 페이스 저하가 발생한다. 그 시기가 시즌 초반이라고 생각하고 무리하게 운영하지 않으면 치고 올라갈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KBO 역사와 경험을 통해 증명됐다. 사실 KIA 불펜진의 기복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선발과 타선의 힘으로 커버할 수 있는 능력도 증명됐다. 단지 모든 파트에서 조금씩 꼬이는 형국이다.
그래서 김 감독은 "매달 +만(승리와 패배 차이)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루하루 이기고 지는 것보다 크게, 멀리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돌아올 선수들이 돌아오고, 페이스가 올라올 선수들이 올라오면 기회를 보겠다는 의미다. 김 감독이 "임기영이 돌아오면 선발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작년 경험이 있는 선수니까 무시할 수 없다"라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
김 감독은 4월 목표 승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유와 의도는 분명하다. 초반 페이스가 더디지만, 김 감독은 과거의 경험과 팀이 처한 사정, 개개인의 애버리지를 감안해 치고 올라갈 때를 기다리고 있다.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