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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 새 수뇌부의 최대 과제는 명확하다.
심판진 관리 및 운영 시스템 개혁이다. 현실적으로 현 수뇌부(김영기 총재+이성훈 사무총장)에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현대모비스가 새 수뇌부를 정확히 언제부터 출범시킬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7월 1일 유력설이 있다. 그러나 확실하지 않다) 시기와 관계없이 심판 운영 및 관리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김영기 총재 부임 이후 심판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홈 승률 발언 및 홈팀 승률에 대한 보도자료가 나가는 비상식적인 일이 있었다. 판정 기준은 경기 도중에도 수시로 바뀌었다. 홈 팀에 지나치게 유리한 콜부터 심판의 떨어지는 자질로 콜 자체가 뒤죽박죽이 된 경기도 많았다. 이긴 팀도, 진 팀도 개운치 않았다. 시즌 평균관중, 스포츠케이블채널 시청률 하락 그래프는 바닥을 뚫을 기세다. KBL 관련 기사 댓글에는 몇몇 심판들이 유명인사가 된지 오래다.
KBL 심판부는 공격자와 수비자의 1대1 상황에서의 실린더 룰, RA 규정 적용, 스크린 과정에서의 팔꿈치 사용, 수비자의 공격자 슈팅핸드 접촉 등에서 확실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고, 지키지도 못했다. 현장의 불신은 나날이 커졌다. 심지어 좋은 판정이 제법 많은 경기서도 1~2차례 오심으로 욕을 먹는 심판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올 시즌 도중 오리온 추일승 감독이 황당하게 테크니컬 파울을 당한 케이스가 있었다. 경기에 대한 리액션, 판정에 대한 설명 요구가 심판에 대한 엄청난 잘못으로 둔갑했다. 이후 심판들이 벤치의 상황 설명 요구에 대체로 성실하게 답변한다. 경기진행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협조하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심판들의 권위주의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DB와 SK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막판 DB 이상범 감독의 두 팔을 휘감는 동작(트래블링을 의미)이 그렇게 심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행위였을까.
심판들은 매끄러운 경기운영 이전에 충동적으로, 감정적으로 테크니컬 파울(경고)을 남발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몸과 몸이 부딪히는 농구에서 구성원들이 모든 장면에 양반처럼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선수 출신 심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 소통 대신 콜로 대응한다. 수 많은 농구관계자는 이를 두고 "구성원들을 찍어 누르겠다는 의도"라고 말한다.
확실한 심판운영, 관리 시스템이 없는 상황서 병폐가 사라지지 않는 건 당연하다. 김 총재는 2015-2016시즌부터 심판부 독립 운영을 선언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직전 이재민 경기본부장이 KBL에서 퇴사하면서 사실상 독립 운영의 의미는 사라졌다.
올 시즌 객원심판으로 코트에 설 예정이던 장준혁 심판부장은 끝내 휘슬을 불지 못했다. 사실상 이재민 전 경기본부장의 역할을 하며 심판부를 이끌었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다. KBL이 장 부장에게 어느 정도의 로열티와 책임감을 부여했는지 알 수 없다. 농구관계자 A는 "이재민 본부장이 나간 뒤 수뇌부의 심판진 간섭이 더 심해졌다"라고 귀띔했다.
심판들이 좋은 심판으로 성장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14~15명의 인원으로 시즌 내내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어쩌다 잘못된 판정이 나오면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 사람인지라 위축돼도 할 수 없었다. 황폐한 시스템 속에서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돌아와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오히려 쉬었으니 체력을 충전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다.
오죽하면 몇몇 감독이 "심판들이 불쌍하다"라고 말했을까. 한 술 더 떠 지방구단 한 사무국장은 "지금 심판들이 너무 위축돼있다. 너무 페널티만 매긴다. 심판들이 좋은 판정을 하면 KBL에서 상을 주는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심판들이 동기부여가 생긴다"라고 주장했다.
심판들은 그릇된 마인드, 잘못된 판정 습관으로 수시로 폐단을 낳는다. 피해자는 KBL 모든 구성원과 얼마 남지도 않은 KBL 팬들이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KBL은 뭘 했을까. 레임덕도 지난 김 총재에겐 더 이상 바랄 것도 없고 할 말도 없다. 현대모비스에서 올 새 총재가 심판 문제의 본질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농구관계자 B는 "새 총재는 어차피 선수 출신이 아닐테니 취임 시기에 맞춰 심판진 개혁을 위한 전문가 집단부터 신중하게 구성해야 한다. 정치를 할 기미를 보이는 사람은 철저히 배제하고, KBL 발전을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 다음 투명한 중,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 다음 심판 평가 및 관리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새 총재는 그것만 해도 박수를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KBL 심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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