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야구계가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번엔 트레이드 뒷돈 거래 파문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해 KT 위즈와의 트레이드로 거포 내야수 윤석민을 내주고 좌완투수인 정대현과 서의태를 영입했다. 검증된 우타 거포인 윤석민을 내준 것이기에 '현금'이 끼어 있을 것이란 의혹이 컸지만 그때만 해도 넥센은 현금 거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그 거래엔 현금 5억원이 감춰져 있었다. KT가 넥센에게 두 명의 좌완투수를 내주면서 5억원도 함께 건넸고 양팀은 이를 비밀로 부치기로 했다.
영원한 비밀은 없었다. NC 다이노스와의 트레이드에서도 좌완투수 강윤구를 내주고 우완투수 김한별을 데려온 넥센은 이 과정에서도 현금 1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현금 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으로 이장석 구단주와 고형욱 단장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 내용의 문서가 드러났으며 고형욱 단장은 "인센티브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상태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금전적인 이익은 얻을 수 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는 거짓말은 용납하기 어렵다. 돈을 받은 구단이나 돈을 내준 구단이나 거짓말을 한 것은 마찬가지다. 더구나 KBO 리그에 후발주자로 들어온 구단들이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나쁜 짓은 더 빨리 배운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모양이다.
넥센은 8구단 체제가 무너질 뻔했던 시기에 구세주처럼 등장한 팀이다.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되고 그 바통을 이어 받으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후 야구 인기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제 9구단 NC와 제 10구단 KT가 등장했다.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줘야 할 막내 구단들이 오히려 '나쁜 짓'을 자행하고 있으니 할말을 잃게 만든다. 여기서 우리는 왜 후발주자들이 이렇게 빨리 나쁜 물이 들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악행에 너무 관대했던 것은 아닐까. 사례를 멀리 찾을 필요도 없다. 지난 해 리그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심판 금품수수 스캔들에 휘말린 팀은 넥센을 비롯해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등 프로 원년부터 뿌리를 내려온 팀들도 있었다. 하지만 KBO는 1천만원의 제재금이란 솜방망이 처벌로 일단락시켰다.
구단들은 '남들도 다 하는데'란 인식이 팽배해져 프로 원년부터 출범한 팀이나 막내 구단들 모두 가릴 것 없이 사건에 연루되고 있다. 사건이 터지면 KBO는 '엄중경고'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급히 매듭을 짓는다. 이러니 차후 예방을 할 수 없다. 정운찬 총재가 새로 취임하면서 유난히 클린베이스볼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지만 어째 야구계 전체적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은 분위기다. '나쁜 짓'도 빨리 배운 막내들을 보니 한숨 소리가 더 커진다.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