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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언론은 힘 있고 돈 있는 재벌 회장의 5년형 선고를 '중형'이라고 평가했다. 힘 없고 돈 없는 노인은 5년형 선고를 받고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2일 밤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 12회에서 민사 44부는 한세상(성동일)의 오지랖 때문에 졸지에 형사부 일까지 떠맡게 됐다.
박차오름(고아라)은 "이제 진짜 판사가 된 것 같다"며 기대를 나타냈지만, 한세상과 임바른(김명수)은 "형사 사건에서 사고를 치면 정말 큰 일이 된다"고 경고를 건넸다.
평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법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박차오름과 "법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하며 처벌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임바른은 형사 사건을 대하면서도 서로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그 대상은 상습 음주운전과 주폭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두 명의 노인이었다.
전과와 죄질만 놓고 보면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잔혹해보이기도 한 노인들의 생활 환경.
이런 노인들에게 마음을 쓰는 박차오름을 바라보던 임바른은 "주폭 노인도 약자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그럼 그 사람들에게는 본인이 힘들다고 남에게 피해를 끼칠 권리가 있는 것이냐? 힘들다고 모두가 다 그렇게 하진 않는다. 그리고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 약한 법원이어야 한다는 말도 나는 조금 그렇다. '최소한 법정에서는 누구나 같은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게 실현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고 냉철한 일침을 날렸다. 물론 그러면서도 임바른의 고민은 계속 됐다.
주폭 노인의 아파트를 찾아간 임바른과 박차오름. 이 곳에서 없이 사는 이들의 하루를 지켜본 두 사람은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오랜 고민 끝에 임바른은 결론을 내렸다. 아직 사고를 저지르지 않은 음주운전 노인을 병원으로, 수많은 피해를 입힌 주폭 노인에게는 징역 5년형을 결정한 임바른은 "법에도 예외가 있다면 그건 결국 그 사람이 책임을 져야할 무게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이미 저지른 일과 앞으로 저지를 일의 무게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판단의 근거를 말했다.
어려운 결정을 내린 임바른. 그런데 사건이 마무리 된 후 임바른은 큰 죄를 저지른 재벌 회장이 주폭 노인과 똑같이 5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소식을 전하는 언론은 재벌 회장의 형량을 '중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5년형을 선고받은 노인은 "무기징역은 아닌 거냐? 감사하다"며 판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법의 평등함을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불평등해보이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 임바른은 괴로워했다. 매 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 있는 '미스 함무라비'는 12회에서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법은 과연 모두에게 평등해질 수 있는가?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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