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페드로 마르티네스 영상 좀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넥센 최원태는 최근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의 추천으로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투구 영상을 봤다. 5일 고척 SK전서 시즌 10승을 달성한 뒤 "본래 다른 투수들 영상을 많이 찾아서 본다. 나이트 코치님은 페드로 마르티네스 영상 좀 보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투심패스트볼은 최원태의 위닝샷이다. 그러나 타자들은 항상 당하지 않는다. 최원태의 투심을 연구하고 대응법을 내놓는다. 타 구단 한 감독은 "아무래도 (투심)궤적을 알고 타석에 들어오는 것과 모르고 들어오는 건 다르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최원태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SK전 6이닝 무실점 쾌투는 의미 있었다. 투심도 투심이지만, 체인지업과 커브로 SK 타자들을 요리하는 장면이 많았다. 개인 한 경기 최다 11개의 탈삼진을 뽑아낸 원동력이었다.
타자는 최원태의 투심을 가장 먼저 대비한다. 최원태는 역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내세웠다. 홈 플레이트에서 변화가 심한 투심패스트볼과 구속 자체가 느리면서 낙차가 큰 커브는 완전히 다르다. 타자는 타격 타이밍도 잡기 힘들고, 투구 궤적을 예상하지 못하면 파울 커트도 쉽지 않다.
최원태는 "경기 전부터 커브를 많이 던지려고 했다. 투구하면서 커브 제구가 잘 되는 걸 알고 더 많이 사용했다. 그러자 체인지업까지 살았다. 아마 타자로선 투심에 대비하다 커브를 대비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원태가 앞으로 매 경기 커브를 잘 던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투심만큼 주무기는 아니다. 때문에 매 경기 컨디션, 타자들의 대응에 따라 커브 구사빈도는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최원태가 커브를 잘 던지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나이트 코치의 조언은 그래서 의미 있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 최고의 체인지업 마스터였다. 커브 구사능력도 남달랐다. 통산 219승에 사이영상 3회, 2015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최원태는 이미 투심만으로도 충분히 수준급 선발투수다. 장정석 감독도 "젊은 에이스로서의 능력을 검증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 잘하려는 욕심이 있다. 마르티네스의 체인지업과 커브를 보고 연구하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과는 무관한, 야구를 향한 최원태의 순수한 의지다. 크게 심적으로 동요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대표팀 탈락 이후 페이스가 더 좋다.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한 노력과 의지가 히어로즈 사상 첫 2년 연속 토종 10승 투수라는 타이틀로 이어졌다.
최원태는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표 때 쉬는 날이라 PC방에 있었다. 대표팀은 내가 부족해서 뽑히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 더 잘하면 된다. 그동안 커브를 잘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노코멘트) 타자의 시선을 분산시키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최원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