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비조직력 개선이 절실하다.
남자농구대표팀은 중요한 일정을 앞뒀다.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9월 13일부터 내년 2월25일까지 2019 FIBA 중국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홈&어웨이 대장정이다. 아시안게임 2연패, 중국월드컵 본선티켓 확보가 최대과제다.
무려 7장(개최국 중국을 감안하면 사실상 8장)이 걸린 월드컵 본선티켓 확보는 수월해 보인다. 그러나 경기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쉽지 않다. 월드컵 예선 역시 근본적으로는 내년 세계무대를 위한 중간과정이다.
리카르도 라틀리프 합류 후 골밑 무게감이 올라갔다. 중국, 홍콩과의 1라운드 예선 5~6차전서는 공격루트 다변화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수비조직력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국은 아시아예선 2라운드에 오른 12개 국가 중 시리아(503점) 다음으로 1라운드 실점(502점)이 많았다. 6경기가 쌓인 표본이니 무시할 수 없다. 수비조직력을 개선하지 못하면 경기력 극대화는 불가능하다.
아시아 최약체 홍콩을 상대로 각각 72점, 91점을 내준 걸 간과하면 안 된다. 리기 등 유독 한국만 만나면 스테판 커리 모드를 뽐낸 슈터들이 있었다. 실제 먼 거리에서 무리하게 던진 장거리포가 림을 통과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우연으로 보긴 힘들다. 홍콩 원정서 2대2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외곽에서 스크린을 받고 공간을 만든 선수에게 슛을 편안하게 던지도록 내버려뒀다. 스위치와 로테이션 혹은 스크린을 뚫고 따라가서 견제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슛 감각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계속 골밑으로 떨어졌다. 뉴질랜드와의 1라운드 홈 경기 때도 그랬다. 뉴질랜드는 라틀리프의 외곽견제능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그러나 한국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외곽압박이 좋은 이대성과 박찬희가 있다. 그러나 홍콩 원정서 박찬희는 결장했다. 이대성은 종아리가 좋지 않았다. 플랜B는 사실상 없었다. 허훈은 공격전개능력과 패스센스가 좋다. 그러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인마크능력도 썩 좋지 않다. 이런 상황서 슛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게 수비부담을 크게 지우는 전략이나 조직적인 팀 디펜스를 볼 수 없었다.
지난해 아시아컵과 뉴질랜드와의 아시아예선 1라운드 원정서 재미를 봤던 변형 3-2 지역방어(드롭존)도 더 이상 확실한 무기가 아니다. 이미 뉴질랜드는 2월 한국 원정서 지역방어를 패스게임을 통한 외곽포로 가볍게 깼다. 한국이 지역방어를 쓰자 오히려 뉴질랜드에 주도권을 내줬다. (지역방어는 작년 11월 중국과의 홈 경기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4개월 후 홍콩 원정도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 지역방어를 어렵지 않게 깼다. 최준용이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리자 정효근을 투입, 지역방어 톱에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최준용이 톱에 설 때에 비해 유기성이 떨어졌다.
허재 감독이 전임감독에 부임한지 2년이다. 2년 내내 대표팀이 소집훈련을 한 것도 아니었고(할 수도 없다) 부상으로 베스트 멤버를 꾸리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허재 감독에 의한 대표팀 시스템의 연속성은 살아있다.
그런 점에서 시간이 흘러도 수비에서 비슷한 약점을 반복 노출하는 건 좀 의아하다. 2월 말 홈 2연전서 라틀리프에게 지나치게 의존, 나머지 공격수들이 외곽에서 서 있는 부분에 대해 6월 말 원정 2연전서 루트 다변화 가능성을 보였다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더구나 이번 대표팀은 5월 21일부터 소집, 약 1개월간 합숙훈련을 했다.
라틀리프를 앞세운 높이와 내, 외곽 공격력은 믿음직하다. 그러나 공격은 상대의 준비에 따라 기복이 큰 파트다. 결국 허재호의 미래는 수비조직력에 달렸다. 아시안게임, 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는 말할 것도 없다. 내년 8월 중국월드컵 본선에 대비, 총체적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 그 시험무대가 14일부터 대만에서 개막하는 윌리엄존스컵이다.
한 농구관계자는 "한국이 아시아예선 1라운드서 경기력 기복이 컸던 건 근본적으로 수비조직력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코칭스태프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라고 말했다.
[허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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