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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비서 김지은 씨가 피해 상황 당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YTN은 21일 1심 판결문을 분석하며 “법정에 출석한 심리전문가 일부는 김 씨가 길들어진 상태, 심리학적 용어로 '그루밍'이었다고 분석했지만 재판부는 이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루밍(Grooming·길들이기)은 성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의 관심사나 취약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충족시켜주면서 피해자가 가해자에 의해 성적으로 길들여지는 상태를 뜻한다.
김지은 씨 측은 “할 수 있는 최대의 거절을 분명히 표시했다. 그날 직장에서 잘릴 것 같아 도망치지 못했다. 일을 망치지 않으려고 티 내지 않고 업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김 씨를 길들이기 위해 특별히 호의를 보이거나 관심을 기울인 정황이 없다고 봤다. 또한 김 씨가 다른 성추행 상황에서 대처한 태도를 보면 사회경험이 충분한 전문직 여성으로서 '성적 주체성'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재판의 쟁점이었던 ‘위력’도 구체적으로 드러나있다.
존댓말을 쓰거나 감사인사를 전하는 등 양측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토대로 재판부는 안 전 지사를 '소통하는 정치인'으로 평가했다.
김 씨가 저항할 여지도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9월 스위스 간음 때 담배를 가져다 달라는 안 전 지사의 지시에, 김 씨가 기존처럼 방문 앞에 담배를 두고 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법조인들은 찬반 양론으로 나뉘었다.
김진우 변호사는 “피상적인 증거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당사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문체까지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면밀하게 고찰하려는 노력이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조현욱 변호사는 “피해자의 행위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피해자 행위에 있어 모순된 점만 캐려고 주력한 점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항소한 가운데 과연 2심 재판부는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고 YTN은 전했다.
[사진 = YTN캡처]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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