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승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올 시즌에 돌입할 때 두산이 예년만큼 강력할 것이라는 전망은 없었다. 오히려 2017년을 통합 준우승으로 마치면서 올 시즌 본격적으로 피로도를 드러낼 것이라는 시선이 있었다. 심지어 김태형 감독도 자신 있게 우승전력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있었다. 김재환은 26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실제 우승전력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대다수가 디펜딩챔피언 KIA의 강세를 점쳤다.
그러나 두산은 예상을 뒤엎고 25일 잠실 넥센전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11경기를 남기고 나머지 9개 구단을 최소 10경기 이상 따돌리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1차적으로 김태형 감독의 몇 가지 준비가 통했다. 이용찬의 선발기용, 마무리 김강률이 부진하자 곧바로 함덕주 카드로 변경한 것, 장원준의 침체에 이영하가 대체카드로 선발로테이션을 무난하게 소화한 게 대표적이다.
이런 전략을 가동하면서도 약간의 부작용은 있었다. 유희관은 예년보다 어려움이 있었고, 사실상 외국인타자 없는 시즌을 보냈다. 다만, 이런 상황서 팀을 안정시키는 꾸준한 활약, 안정적인 중심축 역할을 해준 선수가 많았다. 두산의 진정한 저력이다.
김재환은 2016년 풀타임 4번타자로 성장하기 전까지 두산의 핵심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 감독 2년차부터 부동의 간판 노릇을 했다.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고, 44홈런으로 정규시즌 MVP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다. 팀이 좋지 않은 흐름일 때 김재환의 한 방으로 돌파구를 연 케이스가 적지 않았다.
김재환은 "작년 한국시리즈서 지고 나니 마지막 경기에 지는 게 싫더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게 힘든 건 아니었다. 몇 경기 더 하는 것이었는데 그냥 지는 게 싫었다"라고 돌아봤다. 올 시즌에 돌입하기 전 두산 모든 구성원의 마음이었다.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하루 잘 치면 좋아했고, 1군에 올라가면 여자친구(현재 아내)에게 전화해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켄 그리피 주니어처럼 치고 싶어서 영상을 보고 두 손을 끝까지 놓지 않고 치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젠 마인드도, 기술적 완성도도 업그레이드 됐다. 김재환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아내도 그런 부분이 달라졌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간결한 타격으로 특유의 파워를 극대화시켜 장타를 생산하는 능력은 리그 최상위 클래스에 올랐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겼으니 하루, 한 타석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자신뿐 아니라 두산을 지탱하는 간판이 됐다.
김재환은 "3-30-100이나 우즈의 기록(두산 단일시즌 최다홈런)을 의식했다. 경기 중에는 막상 잊는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리그를 대표하는 선배 타자들과 함께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 와 닿지 않는다. 멍하다"라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경기 중 응집력이 남다르다는 의미다.
이제 김재환은 약 1개월 앞으로 다가온 한국시리즈에 대비한다. 그는 "관리는 감독님, 코치님이 해주지 않을까 싶다. 경기에 나가면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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