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민규동X김희애X문숙 "韓 여성으로서 날개 활짝 펴길" [BIFF] (종합)

[마이데일리 = 부산 김나라 기자] 배우 김희애와 문숙이 영화 '허스토리'의 의미를 되새겼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선 영화 '허스토리'의 오픈 토크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민규동 감독과 출연 배우 김희애, 김해숙, 김선영, 문숙, 예수정 등이 참석했다.

'허스토리'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 공식 초청작이다.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 실화를 소재로 뜨거운 울림을 선사하는 작품.

지난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23회에 걸쳐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피나는 법정 투쟁을 벌인 10명의 할머니들 원고단과 이들의 승소를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실화를 조명했다. 일부 승소를 이끌어내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낸 값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이날 김희애는 "사실 관부 재판에 대해 잘 몰랐었다. 영화를 촬영하고 결과몰을 본 뒤 비로소 역사에 관해 알았다"라며 "부끄럽지만 이제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어렵게, 고통 속에서 이겨냈고 대한민국을 지킨 분들이 있는데 우리가 더 열심히 아끼고 지켜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여배우들이 충무로에서 할 수 있는 작품이 별로 없다. 단장 문정숙 역할은 이전에 없던 캐릭터"라며 "민규동 감독님께서 이런 작품을 기획하시고 만든 덕분에 우리가 해낼 수 있는 무대가 있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라고 추억했다.

문숙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좋은 것을 누리고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라며 "이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고생하고 억울함을 당하면서 희생한 분들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여기 서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우리도 또한 후손들이 우리를 통해 배우고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 여성이라는 것에 자존심을 갖고 날개를 활짝 펴고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민규동 감독은 "영화 안에 다 담지 못한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늘 꿈에 그리던 배우들과 같이 작업하는 과정이 있어 뿌듯했다. 얼마나 열심히,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였는지 그 대단함을 목격했다"라며 "관객분들이 부족한 빈틈까지 다 포함해서 너무너무 깊이 공감해주시고 영화를 넘어 삶의 영역으로 받아들여 주셔서 무척 감사드린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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