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그야말로 ‘부상 투혼’이었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김회성이 송광민의 공백을 메우며 팀의 2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김회성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 7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한화는 김회성의 활약 속에 최진행, 이성열의 투런홈런을 더해 10-6으로 이기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주전 3루수 송광민이 지난 3일 1군에서 말소됐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라는 게 한용덕 감독의 설명이었다.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하진 않았지만, 감독과 선수의 갈등(또는 오해)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셈이 됐다.
한화는 송광민을 1군에서 제외한 후 김회성에게 3루수를 맡겼지만, 불운이 따랐다. 지난 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장한 김회성은 2회초 전병우의 타구에 오른쪽 귀를 맞으며 부상을 당했다. 출혈이 심했던 김회성은 곧바로 정은원과 교체됐고, 한화는 2루수였던 오선진을 3루수로 옮기며 경기를 소화했다.
고막 부근까지 피부가 찢어진 김회성은 약 30바늘을 꿰맨 후 9일 원정경기에 선수단과 동행했다. 청력에 이상이 없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자칫 경기력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는 부상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고심 끝에 김회성을 선발라인업에 포함시켰다. “팀의 상황이 상황인 터라…. 몸 상태가 안 좋다면 바로 교체할 것이다.” 한용덕 감독의 말이었다. 꿰맨 부위에 테이핑 조치를 취한 김회성은 작은 구멍을 뚫어놓은 채 경기에 임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김회성은 한화가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2루서 라이언 피어밴드를 상대로 대포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2-1에서 한 가운데로 향한 피어밴드의 4구(체인지업, 구속 124km)를 노렸고, 이는 비거리 110m 좌월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김회성의 시즌 3호 홈런이자 이날의 결승홈런이었다.
김회성은 이후에도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때린 김회성은 정근우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김회성은 3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8회초 선두타자로 맞이한 4번째 타석에서는 고창성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때렸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만 부족했던 것. 9회초 맞이한 마지막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내 4출루도 작성했다.
김회성이 1경기에 3안타 이상을 작성한 것은 매우 오랜만의 일이다. 지난 2014년 5월 27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3안타를 터뜨린 이후 무려 1,596일만의 3안타였다.
‘결승홈런 포함’ 이외에도 큰 의미를 지니는 3안타였다. 한화는 베테랑 송광민이 한용덕 감독과의 마찰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현재로선 포스트시즌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대체자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오선진은 공격력이 떨어진다. 김태연도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한화가 택한 최선의 카드는 김회성이었고, 적어도 9일 경기에서 이 선택은 주효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김회성으로선 절호의 찬스이기도 했다. 2015시즌 83경기에서 16홈런을 때리는 등 장타력만큼은 가능성을 보여줬던 김회성은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이제 김회성에겐 ‘반짝’이 아닌 ‘꾸준함’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김회성.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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