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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가족과의 거리를 단축시켜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빠른 시일 내에 가는 것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시즌까지만 SK 감독을 수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2016년 10월 SK와 2년간 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등 총액 160만 달러(약 18억원)에 계약을 맺은 힐만 감독은 2017시즌부터 올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SK를 이끌었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이 없는 지난 시즌에도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놨으며 올해는 팀을 6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직행시키는 등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뉴욕 양키스, 올해는 LA 에인절스 감독 후보로 언급되는 등 미국에서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2년간의 SK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힐만 감독은 SK를 떠나는 이유로 가족을 언급했다. 84세인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돌보고 있어 가족 곁으로 최대한 가까이 가고 싶다는 것.
힐만 감독은 "2005년에 일본에서 감독을 할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나이는 68세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재 아버지의 나이는 84세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가 재혼을 하셨다. 올시즌 초에 새 어머니가 넘어지면서 다치셨다. 또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머니를 아버지를 보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알츠하이머병을 겪고 있는 사람보다 보호하는 사람이 일찍 사망할 경우가 60%라고 한다.아버지가 어머니를 혼자 보살피고 있는 일도 힘들고 내가 1만 1000km 떨어진 곳에서 케어를 해야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가족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2018년이 끝난 뒤에는 개인적인 사유로 SK를 떠나지만 연결고리는 항상 유지하면서 SK에게 문을 열어놓겠다"라고 말했다. 또 SK 구단 구성원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다음은 힐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포스트시즌에 앞서 발표한 이유
"일본에서도 경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익숙한 상황이다. 내가 포커스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팀에게 관심이 가야하고 흐트러지지 않기를 원한다. 구단과 프런트에게 프로답게 타이밍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내 결정으로 인해 주변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적절한 타이밍을 고려해서 알리기를 원했다. 스케줄을 봤을 때는 플레이오프까지 13일 정도 시간이 있다. 하루나 이틀은 내게 관심이 갈 수 있지만 미리 알리고 남은 13일 동안 다시 팀에게 집중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이 시기에 했다.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이로 인해서 부정적인 여파를 최대한 줄여서 팀에게 주목이 되기를 원했다"
-개인적인 이유가 민감한 이야기인데 공개한 이유
"사실 민감한 부분이다. 아버지가 힘들어 하는 상황이다. 아버지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 크다. 내가 처해있는 상황과 위치를 고려했을 때는 우선 미디어와 팬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미국에서의 향후 계획은?
"현재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은 찾을 계획이다. 어떻게든 가족과의 거리를 단축시켜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빠른 시일 내에 가는 것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공유한다면 5개 메이저리그 구단이 감독을 찾고 있다. 3개 구단에서는 단장이 비어 있다. 어느 구단에서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 우선은 현재 일인 SK에 집중을 할 것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을텐데 PS 계획은?
"제일 중요한 것은 오늘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잠실에서는 주전을 많이 뺐지만 오늘은 베테랑을 투입하고 마지막 홈 경기인만큼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정말 마지막 경기를 좋게 끝내는 것이 팬들에게 보답을 하는 길 같다. 포스트시즌에도 팬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13일간의 스케줄은 최종 결정했다. 27일 첫 경기 이전에 최대한 많은 라이브와 연습 경기를 할 계획이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때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준비를 할 계획이다. 우선 내일과 모레는 휴식을 취한다. 이후에는 이틀 간격으로 휴식을 주고 다른 시기에는 훈련을 할 생각이다. 시즌이 끝나고 후회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철저히 준비했다, 안했다'에 대한 의심은 없도록 하겠다"
-선수들 반응은 어땠는지
"운 선수는 없었다(웃음). 대신 한 선수는 이 순간부터 감독님을 싫어할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의 개개인별 반응이나 기분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발표하면서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이를 통해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것이 결정적 이유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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