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54km.
2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전광판에 150km을 상회하는 강속구가 찍혔다. 한화 타자들은 고개를 숙였다. 넥센 신인 안우진의 강렬했던 포스트시즌 데뷔전. 3⅓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연소 승리투수(만19세1개월20일)가 됐다.
패스트볼 최고 154km가 찍혔다. 주무기 슬라이더에 커브를 섞어 한화 타자들을 압도했다. 정규시즌과 차원이 달랐다.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투수는 포스트시즌에 완급조절을 거의 하지 않는다. 매 순간이 승부처이기 때문.
안우진의 최대무기는 빠른 볼. 한화 타자들은 정규시즌보다 더욱 묵직한 안우진의 패스트볼에 손을 대지 못했다. 고교 시절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역시 150km대 중반의 볼을 뿌리는 안우진의 재능은 매력적이다.
안우진은 넥센 필승계투조, 즉 불펜의 플랜A는 아니다. 2차전 등판 시점 역시 3-4로 뒤진 4회말이었다. 선발투수 한현희가 무너졌으나 필승계투조를 내기에는 이른 시점. 장정석 감독은 안우진을 내세워 경기중반 흐름을 살핀 뒤 다음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었다. 결과적으로 안우진이 한화 타선을 잠재우면서 흐름이 넥센으로 넘어왔다.
플랜B로 쓰기에는 안우진의 재능이 아깝다. 물론 안우진의 아킬레스건은 부족한 경험과 기복이 있는 제구. 다음 등판서 2차전 같은 커맨드를 보여준다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최소 1이닝 정도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다.
마무리 김상수와 좌우완 셋업맨 이보근과 오주원은 1~2차전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 타자들을 확실히 압도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포스트시즌이 길어질 경우 체력적 부담도 생길 수 있다. 이들 사이에 안우진을 적극 활용하면 필승계투조의 에너지를 분배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필승계투조로 뛰면서도 얼마든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행복한 고민이다. 장정석 감독은 시즌 막판 "올 시즌이 끝나면 안우진의 보직을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넥센은 애당초 선발투수를 염두에 두고 안우진을 선발했다. 하지만, 장 감독은 선발뿐 아니라 중간계투, 마무리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패스트볼 153~154km는 마무리로도 적격이다.
넥센은 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빈약하다. 장기적으로 안우진을 효과적으로 육성하고, 잘 활용해야 한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재능을 확인하고, 경험을 쌓게 하면서 내년에는 확실한 보직을 부여하는 게 좋다.
안우진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나면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첫 비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 안우진의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는 보직을 찾아야 한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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