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넥센 라인업은 젊다. 그래서 고참타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타격감은 언제나 활활 타오를 수 없다. 잘 풀리지 않을 때 고참들이 중심을 잡고, 젊은 타자들을 독려하고 이끄는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감독과 코치가 할 수 없는 부분.
넥센 야수진은 신구조화가 좋다. 최고참 이택근을 비롯해 박병호, 주장 김민성이 실질적인 덕아웃 리더 역할을 했다. 이택근이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빠졌다. 포스트시즌 들어 넥센 야수진의 버팀목은 박병호와 김민성이다.
장정석 감독은 "올 시즌 주장 김민성을 비롯해 박병호, 이택근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줘서 이 자리까지 왔다. 특히 김민성은 주장을 맡으면서 감독이 할 수 없는 일까지 해줬다.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미심장한 코멘트다. 김민성은 이번 포스트시즌에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는다. 와일드카드결정전 4타수 무안타를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16타수 3안타 2득점, 플레이오프 2경기서 7타수 1안타 1득점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7경기 27타수 4안타 타율 0.148. 6~7번이던 타순은 28일 플레이오프 2차전서 8번까지 내려갔다.
장 감독 코멘트는 결국 김민성이 팀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이 큰 게 과도한 부담감으로 이어져 타격페이스 저하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그는 "어떤 선수도 잘하고 싶지 않은 선수는 없다. 팀 중심이 되는 선수는 라인업에 넣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참타자 박병호의 부진도 심각하다. 와일드카드결정전 4타수 무안타 1타점, 준플레이오프 4경기 13타수 3안타 2타점 5득점. 플레이오프 2경기 8타수 1안타. 포스트시즌 7경기 25타수 4안타 0.160.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제 결승 투런포 이후 딱히 기억나는 장면이 없다.
혹시 박병호도 김민성처럼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을까. 사실이든 아니든 좀 더 홀가분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쉽지 않다. 1패만 더하면 시즌이 끝나는 현실, 포스트시즌 7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적, 정신적으로 피로한 현실까지. 2차전서는 젊은 타자들의 타격감도 한 풀 꺾이면서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민성이나 박병호가 좀처럼 응집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는 환경이다.
심지어 박병호는 넥센 타자들 중에서도 최고수준의 견제를 받는다. SK 투수들이 박병호에게 장타를 맞지 않기 위해 철저히 코너워크를 한다. 김민성의 컨디션 저하도 놓치지 않고 철저히 약점을 파고든다.
그래도 두 고참타자는 장 감독 발언의 행간을 잘 살펴봐야 한다.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을 덜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3차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빗맞은 안타 한 방이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김민성(위), 박병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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