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가 명품 코미디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줬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과정을 다룬 뮤지컬 코미디이다.
2014년 토니 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비평가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드 등 브로드웨이의 4대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로 선정돼 이른바 뮤지컬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화려한 수상 이력답게 '젠틀맨스 가이드'는 탄탄한 이야기를 자랑한다. 다소 엉뚱한 설정이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다양한 인물을 통해 풀어냈다.
가난했던 몬티 나바로는 복수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욕망을 채워 간다. 다이스퀴스 가문의 후계자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몬티 나바로의 숨겨졌던 욕망이 드러나고,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는 점점 강해져 그의 본연의 모습도 지운다. 몬티 나바로 역 김동완, 유연석, 서경수는 점점 변화하는 인간의 본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몬티 나바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렇다. 다이스퀴스 가문의 후계자들의 태세 전환은 물론 몬테 나바로의 여자 시벨라 홀워드, 또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신분이 상승하고 사회적 지위가 바뀌자 태도가 달라진다.
특히 시벨라 홀워드는 욕망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캐릭터인 동시에 몬티 나바로의 욕망을 끄집어내는 인물. 부와 명예를 위해 몬티 나바로를 버리고 결혼했음에도 그와 밀애를 이어간다. 그러나 몬티 나바로의 신분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며 그에 대한 욕심이 커지는 시벨라의 모습은 인간의 추접한 욕심을 고스란히 표현한다.
몬티 나바로를 사랑하는 또 한 여인 피비 다이스퀴스 역시 자신의 사랑을 위해 결국에는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 역시 자신의 욕망 앞에서는 똑같은 인간인 셈이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인물들의 욕망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과정에서 풍자가 있다. 또 몬티 나바로가 만나는 개성 강한 다이스퀴스 후계자들의 모습에서도 풍자가 돋보인다. 신분과 부를 앞세워 행하는 이들의 자연스러운 갑질은 '고귀한 가문'이라는 말 자체도 우습게 만든다.
특히 후계자들은 1인 9역인 점이 웃음 포인트. 개성 강한 후계자들의 모습을 한 배우가 멀티로 맡아 맛깔나게 연기를 펼친다.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의 센스 넘치고 노련한 연기가 돋보이고 웃음을 책임진다.
웃음과 풍자가 함께 존재하니 명품 코미디 뮤지컬이라는 수식어가 과언이 아니다. 정신 없이 웃을 수 있고, 그 안에서 탄탄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으니 남녀노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공연시간 140분. 2019년 1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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