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불만? 그런 건 전혀 없다."
현대모비스 성준모 코치는 지난달 24일 KGC전을 앞두고 몸을 푸는 디제이 존슨을 바라보며 "외국선수가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건 처음 본다. 약한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헉, 헉 소리를 내면서 러닝을 한다, 출전시간이 적다는 불만? 그런 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존슨은 올 시즌 12경기서 평균 8분41초간 5.8점 4.1리바운드 0.3블록슛을 기록했다. 그나마 라건아가 국가대표팀 차출로 빠진 최근 2경기서 15~16분간 뛰면서 출전시간 등 각종 수치를 늘린 게 이 정도다. 외국선수의 기록 치고 초라하다.
196cm의 신장에 육중한 몸을 지녔다. 그러나 24~25일 KGC전, LG전서 투박한 움직임을 드러냈다. 특별한 공격기술이 보이지 않았다. 파울관리가 되지 않는 약점도 있다. 유재학 감독은 "개인기술이 떨어지니 상대가 압박을 하면 어려워한다"라고 말했다.
대신 성 코치의 말대로 성실하게 코트를 누볐다. 리바운드와 루즈볼에 대한 악착같은 의지, 블록 타이밍도 괜찮았다. 그렇게 돋보이지 않았지만,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럽 1부에서 주전까지 했던 선수다. 막상 기회를 주면 자기 몫은 한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도 "주어진 출전시간 대비 활용도는 괜찮다"라고 평가했다.
현대모비스는 존슨이 만족스럽다. 애당초 기대치가 낮았다. 라건아를 영입하면서 공격 1옵션으로 삼았다. 장신 외국선수를 철저히 라건아 백업 역할을 할 수 있는 타입으로 찾았다. 쉽게 말해 최근 2경기처럼 라건아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될 때 15~20분간 건실하게 뛰면 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처음부터 장신 외국선수 선발은 컨셉트가 두 가지였다. 젊고 경험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는 선수, 아니면 실력이 좋지만 은퇴를 얼마 남기지 않은 베테랑이라 많이 뛸 수 없는 선수"라고 밝혔다.
라건아를 영입하면서 현대모비스의 외국선수 몸값 합계는 42만달러. 그럼에도 존슨보다 더 좋은 선수, 즉 이름값 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었다는 설명. 다만, 라건아의 백업 역할을 해야 할 선수가 전성기에, 출전시간에 대한 욕심에, 공격옵션에 대한 욕심마저 있다면 팀 케미스트리가 무너질 것을 우려했다.
즉, 존슨 영입은 현대모비스 프런트의 철저한 계획의 산물이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존슨은 출전시간에도 욕심이 없고, 어쩌다 기회를 주면 그 자체로 즐거워한다. 기량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약 현대모비스가 아닌 다른 구단이라면 존슨을 영입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장신 외국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은 현대모비스라서 존슨도 부담 없이 KBL에 적응하고 있다. 이번 국가대표 휴식기는 존슨이 좀 더 적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유재학 감독 특유의 디테일한 지도로 기량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본다. 유 감독은 "수비에 대한 요령, 공격기술을 키워야 한다. 블록의 경우 동료의 공격수를 상대로 잘하지만, 자신이 맡은 공격수에 대한 능력은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라건아가 빠진 두 경기서 마스크(산소호흡기)를 쓰고 러닝을 하며 체력을 끌어올린 효과를 봤다. 존슨은 "2개월 전부터 그렇게 했다. 효과를 보고 있다. 코칭스태프, 동료들의 도움으로 팀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존슨.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