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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시즌 초반보다 좋아졌지."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7일 KT와의 3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KT의 전력이 시즌 초반보다 좋아졌다고 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들지 않았다. 정황상 마커스 랜드리, 데이빗 로건이 이끄는 팀 오펜스의 위력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걸 의미한다.
실제 KT는 외국선수들과 허훈, 김영환, 양홍석, 김민욱, 이정제 등과의 연계플레이 위력이 대단하다. 기본적으로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스크린, 패스게임에 의한 외곽공격 위주로 풀어간다. 당연히 상대 팀은 스위치디펜스로 외곽을 철저히 묶는다.
그러나 랜드리와 로건이 스트레치 빅맨들과 자유자재로 2대2를 한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두 사람이 직접 2대2를 펼친다. 이 과정에서 수비밸런스를 무너뜨리고, 파생되는 공격을 한다. 랜드리와 로건의 1대1 공격능력도 상당히 좋다. 두 사람이 절대 무리하지 않고 팀 오펜스를 이끈다.
로건은 A매치 휴식기 직전 부상으로 3경기 연속 결장했으나 KT는 버텨냈다. 충분히 쉰 로건은 이날 복귀했다. 서동철 감독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한희원과 김윤태, 신인 박준영을 기용하지 않으면서 기존의 틀을 깨지 않았다.(한희원과 박준영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출전명단에서 빠졌다)
KT는 1~2라운드서 현대모비스 라건아를 앞세운 골밑 위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력이 올라온 3라운드는 달랐다. 일단 초반 김민욱, 이정제가 집요하게 외곽으로 나와 공격했다. 현대모비스 라건아, 함지훈이 골밑을 비우고 나오게 유도하면서, 골밑공격까지 이끌어냈다. 이정제는 정확한 점퍼를 선보였고,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을 했다.
또 하나. KT는 라건아에게 많은 리바운드를 내주지 않았다. 라건아에 대한 적절한 도움수비와 로테이션도 돋보였다. 팀 오펜스도 잘 풀리니 리바운드에 가담하는 타이밍도 좋았다. 수비 역시 약속된 움직임에서 구멍을 내지 않으면서 공격리바운드 허용을 최소화했다.
랜드리의 경우 수비수를 등지고 던지는 페이드어웨이슛이 일품이었다. 현대모비스가 엇박자 타이밍을 간파하지 못했다. 로건은 스쿱샷이 돋보였다. 그렇게 시종일관 리드를 유지했다. 3쿼터 막판 로건, 랜드리에 이어 김민욱의 골밑 득점과 김민욱의 블록, 김민욱의 패스를 랜드리가 3점포로 마무리하는 장면은 일품이었다.
현대모비스는 라건아가 공격에서 제 몫을 했지만, 전반까지 제공권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스위치디펜스도 평소에 비해 정교하지 못했다. 내, 외곽을 모두 제어하지 못했다. 다만, 양동근과 이대성이 이끄는 얼리오펜스, 섀년 쇼터와 함지훈의 연계플레이 등은 여전히 일품. 스코어가 벌어질 만하면 터지는 라건아의 득점까지. 즉, 경기는 KT의 5~10점 리드로 진행됐다.
4쿼터. KT의 전반적인 활동량이 다소 저하됐다. 현대모비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양동근이 움직였다. 5분4초전 결정적 3점포를 꽂았고, 라건아의 골밑 공격을 도왔다. 골밑 위력을 극대화하면서 흐름을 잡았다. 3분55초전 라건아의 골밑 득점으로 역전. 작전시간 후 라건아의 중거리포까지 터졌다. 라건아는 전반에 비해 후반에 눈에 띄게 응집력이 올라갔다. KT의 느려진 도움수비 후 로테이션을 활용, 몇 차례 받아먹는 득점이 나왔다.
KT는 양홍석이 좌중간 동점 3점포를 터트렸다. 문태종의 발이 느린 점을 활용했다. 그러나 라건아는 이정제와 김민욱 사이를 뚫고 3점 플레이를 해냈다. KT의 라건아 수비가 막판 흔들리기 시작했다. 2분17초전에는 라건아가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이후 허훈이 무리한 파울을 했다. 라건아가 손쉽게 자유투 2득점. 5점차로 벌어진 순간.
1분57초전에는 양홍석이 문태종을 뚫고 드라이브 인 득점을 올렸다. 그러자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이 김민욱을 상대로 골밑 득점을 올렸다. 4분35초전 4반칙에 걸린 김민욱은 수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었다. 함지훈의 영리함이 드러난 대목.
하지만, KT는 예전처럼 승부처에 약하지 않다. 김영환, 랜드리의 연속득점으로 다시 1점차로 추격했다. 침착한 팀 오펜스가 돋보였다. 현대모비스도 40.5초전 이대성이 함지훈에게 인바운드패스 후 곧바로 공을 받아 레이업 슛을 터트렸다. 현대모비스 특유의 단발치기 공격. 이후 KT도 랜드리의 영리한 자유투 2득점. 1점차서 현대모비스는 13.3초전 문태종이 비하인드 백패스를 하다 턴오버.
11초 남긴 상황서 마지막 KT의 공격. 랜드리가 치고 들어가다 3점슛을 시도했으나 빗나갔다. 현대모비스의 98-97, 극적인 1점차 승리. 8연승 완성. 막판 KT는 패스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촘촘한 수비응집력이 돋보였다. 결국 라건아의 괴력이 KT 팀 오펜스 위력을 집어삼킨 한 판, 1-2위다운 명승부였다.
[라건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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